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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직구 사태' 때린 한동훈…尹과 차별화, 사실상 '비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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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책임" 잠행 한 달 만에 "KC 의무화 규제 재고해야"

김재섭 "이제는 1%만 넘어가면 출마하실 것 같다"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일 부산 해운대구 선셋비즈니스호텔 앞에서 열린 '지원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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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재점화했다. 약 한 달간의 잠행을 깨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는데, 차기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몸풀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 '비윤' 노선에 올라탔다는 관측 속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주목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이 수동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설적인 목소리로 정부 비판에 나서자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직후인 지난달 11일 "선거 결과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선거 책임자들의 복귀 사례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차기 당 지도부로 재등판설이 고개를 든 건 그가 대중 정치 행보를 이어가면서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의무화 규제와 관련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고 썼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4월 총선 이후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특정 정책 현안을 언급한 사례로는 처음이다. 약 한 달 만의 잠행을 깬 발언이 현 정부 정책을 겨냥한 비판이었던 만큼 발언 파장도 적지 않다.

직구 금지 정책과 철회 과정은 최근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산 직구 상품으로 인한 피해 방지 목적에도 불구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입안과 발표로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 과정을 단기에 노출했다. 한 전 위원장이 나경원·안철수·유승민 등 주요 당권 주자들과 함께 정부의 졸속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더하면서 정치권 내에서도 파장이 커졌다.

한 전 위원장 입김이 세지자 윤 대통령과의 관계 구도에도 관심이 모인다. '20년지기'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 총선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골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이 정치적 입지를 넓힐수록 윤 대통령에게 미치는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이 정치권 등판 이후 김건희 여사 논란과 이종섭 전 호주대사 사태를 거치며 사실상 윤 대통령 의중과 거리를 둔 행보를 보인 만큼 독자 노선을 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강경 반윤파 대신 나경원 당선인, 안철수 의원과 같이 비윤계로서 입지를 구축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임기가 3년가량 남은 윤 대통령과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갈등을 심화할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 전 위원장 출마 여부가 차기 당정 관계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권 내부는 한 전 위원장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은) 하루하루 출마 가능성이 커지지 않느냐"며 "이제는 1%만 넘어가면 출마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전 위원장이) 여러 가지 상황상 당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의 흐름이 아닌가"라며 "당의 명운이 걸린 전당대회가 제대로 된 쇄신의 전당대회가 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당원들이 참여하게 만들려면 한 전 위원장 같은 분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나경원·유승민·안철수 등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당초 예상했던 6월 말 7월 초보다 개최가 지연될 전망이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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