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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란 대통령 헬기, 악천후로 추락한 듯"…기체 결함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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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로 헬기 블레이드에 결빙 가능성"

제재로 부품 수급 난항…유지 보수 문제도

뉴시스

[아제르바이잔=AP/뉴시스] 이란 국영통신 IRNA가 제공한 사진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인근에서 이륙하고 있다.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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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이동 중 사망한 가운데, 안개 등 악천후로 헬기가 추락하면서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언론 등을 종합하면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오후 아제르바이잔과 국경 인근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헬기로 복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란 적신월사는 70여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꾸려 수색에 나섰으며, 15시간 뒤 동아제르바이잔주 타빌 마을 인근에서 헬기 잔해를 발견했다.

기체는 전소됐으며, 일부 시신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 원인으론 날씨가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CNN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턴은 "안개, 비, 추운 기온이 주요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섭씨 10도 이하 기온에선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회전 날개에 결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잠재적 엔진 고장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추락 당시 이란 북서부 지역에는 구름이 낮게 깔렸고, 기온이 평균보다 낮았다. 추락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타브리즈는 당시 최저 섭씨 9.2도로 평균보다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안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항공 분석 전문가 카일 베일리는 알자지라에 "안개가 매우 빠르게 슬그머니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륙할 때 날씨가 맑더라도, 산이 많고 험준한 숲과 같은 산악 지형에선 예상치 못한 안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19일(현지시각)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동아제르바이잔 주을 방문하고 헬기에 탑승해 돌아오던 중 이란 졸파 인근 산악지대에 추락했다. 해당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 등 총 9명이 탑승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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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로 헬기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지 보수를 하지 못했던 점도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레이턴은 "헬기가 제대로 정비됐는지 등 유지 보수 여부는 또 다른 요인"이라며, 서방의 이란 제재로 고위급 지도자들이 낡은 헬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번 사고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했던 헬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 운용되기 시작한 미국산 벨121 헬기로 파악된다.

해당 기종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처음 생산됐다. 유틸리티 헬리콥터로 사람 운송과 소방용, 화물 운송, 무기 탑재 등 각종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유럽연합(EU) 항공안전국 인증 문서에 따르면 승무원을 포함해 15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이란에선 팔라비 왕조 통치 말기인 1976년 상업용 형태로 처음 도입돼 1970년대 후반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레이턴은 "예비 부품은 분명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최근 며칠간 이란 북서부 특정 지역에서 매우 악화한 날씨 등과 결합돼 이번 추락 사고를 낳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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