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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블루오리진, 2년만에 우주비행 성공…60년 꿈 이룬 90세 前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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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발사 실패 후 첫 비행

탑승객 6명, 10분간 우주여행 후 무사귀환

2022년 우주선 발사 실패로 비행을 중단했던 미국 우주 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선이 2년 만에 재개한 유인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

19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오전 9시 36분쯤 탑승객 6명을 태우고 미국 서부 텍사스주 블루 오리진 밴 혼 발사장에서 이륙한 뉴 셰퍼드 우주선이 약 10분 동안 우주 비행을 한 뒤 지구로 무사 귀환했다고 보도했다. 이 우주선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보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5.7km 상공까지 닿았으며 탑승객들은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다. 이후 유인 캡슐은 대형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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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직 파일럿이자 1960년대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였던 에드 드와이트씨가 19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밴 혼 발사장 인근에 착륙한 우주선 캡슐에서 걸어 나오며 두 팔을 번쩍 들고 있다. [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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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탑승객 중에는 올해 90세인 파일럿 출신 에드 드와이트씨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60년대 우주 비행 훈련을 받았던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였으나 최종 선발되지 않아 우주에 갈 수 없었다.

1953년 미 공군에 입대한 그는 9년 뒤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공군 '우주 연구 파일럿 학교'에 들어가 흑인 최초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훈련 프로그램을 마친 뒤 미 항공우주국(NASA)에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지원했지만, NASA가 1963년 발표한 14명의 우주비행사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 행정부는 소수 인종 국민도 우주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했지만,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드와이트씨는 꿈을 버렸다. 훗날 그는 파일럿 학교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고백하면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든 것이 평등했다면 나는 달에 갔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드와이트씨는 우주 비행 뒤 AP통신에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며 "내 삶에서 이런 경험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황홀하다"고 말했다. 이번 비행으로 드와이트씨는 최고령 우주 비행사 기록까지 세우게 됐다. 이전 최고령 우주인은 2021년 10월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을 탄 원로배우 윌리엄 섀트너였다. 섀트너는 1960년대 미국의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배우다. 드와이트씨는 섀트너보다 생일이 약 2달 빨라 최고령 기록을 차지하게 됐다. AP는 비영리단체인 '인류를 위한 우주(Space for Humanity)'가 드와이트씨의 여행을 일부 후원했다고 전했다. 블루 오리진은 탑승객들이 낸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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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날아가는 블루 오리진 로켓의 모습[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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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오리진은 2022년 우주선 발사 실패로 지난 2년간 우주 비행 사업을 중단했었다. 2022년 무인 캡슐을 장착한 뉴 셰퍼드 우주선은 발사 1분 만에 약 8㎞ 상공에서 부스터 엔진 부분에 불꽃을 내뿜으며 추락했다. 당시 자동으로 로켓에서 분리된 캡슐은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했다. 지난해 3월 블루 오리진은 우주선 사고 원인은 로켓 엔진 노즐의 구조적 결함이라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회사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지금까지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에 다녀온 사람은 모두 37명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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