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연고제가 화장품으로… 제약사 만든 화장품 매출 껑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동아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 동화약품의 '후시드 크림'. /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선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동아제약, 동국제약, 동화약품, 대웅제약 등 제약사들이 기존 의약품의 성분과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피부 화장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s)의 특성을 결합한 이른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그중 더마톨로지(피부과학)와 코스메틱(화장품)의 합성어인 더마 코스메틱도 단연 인기다. 의약품 성분이나 기술을 접목한 피부 화장품이다.

20일 각 사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인 파티온이 올해 1분기 매출 54억원을 올려 작년 1분기보다 122.5% 늘었다. 파티온은 동아제약이 여드름 흉터 치료제인 노스카나겔의 약효 성분을 활용해 2019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로, 세럼, 크림, 마스크팩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파티온은 연매출이 2021년 24억원, 2022년 60억원, 2023년 132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인플루언서 ‘베베예예’가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한 ‘파티온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S 3종 세트’는 방송 시작 1초 만에 준비했던 4300세트가 전량 소진돼 매출 2억원을 단숨에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독자 원료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의 확실한 피부 트러블 개선 효능과 효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인지도가 빠르게 오르고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노스카나겔의 성분을 바탕으로 자체 기술력을 접목해 개발한 ‘헤파린 RX 콤플렉스’는 피부 트러블, 피지 조절 불균형, 외부 자극에 의해 붉게 달아오른 피부 등 예민해진 피부에 빠른 진정 효과를 보인다.

동국제약은 1970년대에 출시한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생산 노하우를 발휘해 2015년 센텔리안 브랜드를 출시하며 피부 미용 시장에 진입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동국제약의 마데카 더마 코스메틱과 가정용 미용 기기인 마데카프라임을 포함한 헬스케어사업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673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537억원) 대비 8.9% 증가했다. 헬스케어 사업 부문 연매출은 2019년 1337억원에서 2020년 1651억원, 2021년 1790억원, 2022년 1981억원, 2023년 2331억원으로 계속 성장했다.

동국제약은 이미 포화된 화장품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했으나, 마데카솔분말 원재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의 효능을 활용한 더마 코스메틱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에 따르면 마데카솔 원재료는 피부 보습과 미백, 재생, 주름 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 마데카크림과 앰플이 동국제약의 더마 코스메틱이다.

흥미롭게도 마데카솔을 비롯한 일반의약품 연고제 매출도 올해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3% 늘어 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 관계자는 “그중 마데카솔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며 “소비자들이 마데카솔을 약을 넘어 화장품으로 사용처를 다각화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피부 보습과 재생 효능이 있는 마데카솔 분말을 화장품이나 식염수 등에 섞어 바르거나 팩을 하는 방법을 공유하면서 마데카솔분말이 일시 품절을 겪기도 했다. 일반의약품인 마데카솔분말은 더마 코스메틱인 마데카크림보다 병풍추출물 함량이 2배 이상 들어 있어, 흉터 치료뿐만 아니라 일반 피부 보습, 미백, 재생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인 ‘이지듀(Easydew)’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대웅제약은 세부 매출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지듀는 대웅제약의 특허 성분인 초고활성 피부성장인자 ‘DW-EGF’가 함유된 기미 앰플이다.

대웅제약은 2001년 국내 최초의 바이오신약인 상피세포성정인자(EGF)를 개발했다. 이를 급성상처 치료제, 항암 치료 합병증인 구내염 치료제, 위장점막염 치료제 등으로 개발했다. EGF는 상피세포를 증식시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고 콜라겐 합성을 도와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이지듀는 이런 효능을 이용한 화장품이다.

동화약품이 기존 상처 연고 ‘후시딘’과 같은 유래 성분을 활용해 2021년 출시한 ‘후시드 크림’이 올해 3월까지 누적 매출액 2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후시드크림의 주성분은 후시딘과 유래가 동일한 성분을 새롭게 연구 개발한 푸시디움 코식네움이다. 이는 콜라겐 생성 증가, 엘라스틴 분해효소 활성 억제, 히알루론산 합성 효소 생성 증가 효과가 확인된 스킨케어 특허 성분이다.

제약사들은 화장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신약 개발보다 실패 가능성이 작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다만 화장품 시장으로 뛰어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늘고 있어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은 이미 확보한 의약품 성분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어 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차별화할 수도 있으나,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제품 차별화와 마케팅 전략 등이 성장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