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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대통령 사망’ 이란, 혼란 속 다음달 후임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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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라이시 장례식…내달 28일 보선 실시

개혁파 후보 출마 봉쇄 속 보수파 분열할 듯

라이시 사라지며 하메네이 아들 권력 세습 가능성↑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란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후임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다음 달 실시한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계기로 이란 내 정치적 혼란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20일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대사관에 에브라힘 라이시 전 이란 대통령을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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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이란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달 28일 후임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후보자 등록은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받는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직이 유고가 되면 50일 안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라이시 전 대통령은 전날 동아제르바이잔주 댐 준공식에 참석한 후 귀환하다가 악천후로 인한 헬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란 정부는 5일 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22일 수도 테헤란에서 라이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대통령 보궐선거,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과 맞물려

신정국가인 이란에선 대통령은 최고위 성직자인 라흐바르(최고지도자)에 이은 2인자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시 전 대통령의 사망의 파장이 우려되는 건 라이시 전 대통령이 올해 85세인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꼽혔기 때문이다.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전 대통령은 하메네이에게 신학을 배우고 그의 강경 보수·반미노선을 뒷받침해왔다. 이런 라이시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번 대선은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일단 하메네이를 위시한 보수파가 개혁파 후보의 대선 출마를 저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에서 공직 선거에 출마하려면 보수파 성직자 등으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 메흐자드 보루제르디 미주리과학기술대 부학장은 “하메네이와 헌법수호위원회가 개혁파나 온건파 후보의 출마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보수파 내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 부통령 겸 대통령 권한대행과 사이드 잘릴리 전 핵 협상 수석대표, 메흐다드 바즈르파시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을 대권 후보로 꼽았다. 모두 보수·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최고지도자 세습시 정치적 혼란 격화 가능성

대선이 끝나도 라이시 전 대통령이 사라진 상황에선 차기 최고지도자가 누가 될 지를 두고도 권력 싸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는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알리레자 아라피다. 둘 중엔 모즈타바가 더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권력 세습이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하메네이도 아들에게 최고지도자 자리를 물려주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고지도자가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는 것은 이미 신정체제에 비판적인 이란 국민뿐만 아니라 이를 비이슬람적이라고 보는 체제 지지자에게도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디나 에스판디어 수석고문은 “이란이 나라 안팎으로 혼란에 직면한 상황에서 라이시의 죽음은 이제 안정적인 정권 이양과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정부에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한편 라이시 전 대통령과 함께 사망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후임으론 알리 바게리 카니 정무담당 차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카니 권한대행은 비교적 서방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온건파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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