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이란, 대통령 추락사 수습 착수...美 공식 애도 성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란, 5일 동안 국가 애도 기간 선포..."기술적 고장"에 따른 추락사 인정
이달 23일 대통령 고향에서 장례식, 6월 28일 대통령 보궐 선거 실시
美 공식 애도 성명 발표. 동시에 라이시의 인권 탄압 지적


파이낸셜뉴스

2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사망을 애도하는 시민들이 추모 행사에 참석한 모습.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갑작스런 추락사에 5일 동안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보궐 선거 준비를 시작했다. 이란과 앙숙인 미국은 애도 성명을 발표했지만 라이시가 중동의 안보 불안과 각종 국내 유혈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2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앞으로 5일 동안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한다고 알렸다. 지난 2021년 취임한 라이시는 전날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 그와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 장관 등 총 9명이 탑승한 헬리콥터는 주도 타브리즈도 향하던 중 산악지대에서 악천후 가운데 추락했으며 탑승자 모두가 사망했다.

당시 사고 헬리콥터는 미국 기업 '벨 헬리콥터'가 개발한 '벨-212'로 1968년에 초도 비행을 실시해 1998년에 단종된 기종이다. 이란 매체들은 이란 정부가 2000년대 초반에 해당 기체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AP는 전문가를 인용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과 단교한 이란이 미국의 각종 제재로 인해 헬리콥터 유지 및 보수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0일 보도에서 라이시가 “기술적 고장으로 발생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순교했다”고 밝혔다.

현재 타브리즈에 안치된 라이시의 시신은 그의 고향인 북동부 마슈하드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란 정부는 23일 마슈하드에서 라이시의 장례식을 진행하며 나머지 사망자들의 시신은 수도 테헤란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테헤란에서도 21~22일 사이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라이시의 사망 이후 대통령 업무는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 1부통령이 대행했다. 20일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6월 28일 대통령 보궐 선거를 진행하며 이달 28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이란과 사이가 좋지 않은 미국 정부는 20일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애도 성명을 냈다. 국무부는 "추락 사고로 라이시와 아미르압 돌라히안,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애도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같은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란 대통령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며 "충돌 사고 발생 배경과 관련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커비는 미국의 장례식 조문단 파견 여부에 대해 "오늘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헬리콥터가 추락했다는 이란 측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미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공식 애도 성명에 대해 "우리는 누구도 헬기 사고로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밀러는 라이시의 과거 인권 탄압 의혹에 대해 "애도 성명이 그가 판사나 대통령으로서의 기록이나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밀러는 "라이시는 거의 40년간 이란 국민을 탄압하는데 가담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이시가 "1988년 수천명의 정치범을 초법적으로 살해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끔찍한 인권 침해에 연루됐다. 대통령 재임 기간에 이란의 여성과 소녀에 대한 인권 유린을 비롯해 최악의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20일 국제 유가는 산유국인 이란에서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하락했다. 다만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