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눈물의 여왕' 홍해인 헤맨 자작나무 숲, 사실은 '가상공간'이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J ENM, 드라마 제작에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적극 활용

2022년 개관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가 중심

아주경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해인 역으로 분한 배우 김지원의 모습. 홍해인이 드라마 속에서 헤맨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은 CJ ENM의 가상제작 기술로 꾸며졌다. [사진=CJ EN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J ENM이 드라마 제작에 버추얼 프로덕션(가상 제작) 기술을 본격 활용하고 있다.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해 드라마 제작의 효율성과 완성도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종영한 티비엔(tvN) 인기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도 관련 기술이 녹아들었다.

CJ ENM은 지난 2022년 개관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VP 스테이지)에서 드라마·예능·광고·뮤직비디오 등 총 50여개 작품을 촬영했다고 21일 밝혔다. VP 스테이지는 360도 벽면과 천장을 둘러싼 초고해상도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 가상 환경을 구현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설이다. 지름 20m, 높이 7.3m로 국내 최대 규모다. 해상도는 32K(3만720x1만728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VP 스테이지를 활용했다. 주인공인 홍해인으로 분한 배우 김지원이 난치병으로 환시를 보며 헤매는 이국적인 풍취의 자작나무 숲이 구현된 공간이 바로 VP 스테이지다. 초대형 LED 속에는 자작나무 특유의 새하얀 줄기와 눈 내리는 절경이 펼쳐지고, 바닥에는 소복하게 쌓인 눈밭이 꾸며진다. 배우의 연기와 후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이 곁들여지면 눈 내리는 자작나무 숲이 완성된다.

CJ ENM 관계자는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하면 겨울이라는 계절적 한계, 자작나무가 울창한 숲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며 "특히 LED 스크린에 실제처럼 구현된 공간에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리얼타임으로 같은 장면을 공유할 수 있어 현장감 넘치는 촬영과 몰입감 넘치는 연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촬영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드라이브 장면도 VP 스테이지에서는 효율성이 증대된다. '눈물의 여왕' 드라이브 장면을 비롯해 지난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의 주행 장면 다수도 VP 스테이지에서 촬영됐다.
아주경제

[사진=CJ EN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들이 착석한 자동차 뒤로 물 흐르듯 LED 배경만 바꾸면 밤낮 상관없이 서울부터 지방의 소도시까지 전국을 누빌 수 있다. 도로 통제로 발생하는 번거로움이나 안전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며, 장소 섭외나 기상 상황 등의 제약 없이 촬영할 수도 있다. 실제 '운수 오진 날'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진에 따르면 VP 스테이지 촬영으로 촬영 시간이 약 20~30% 단축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로이터통신도 CJ ENM의 VP 기술력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관련 보도를 통해 "설원이나 도로 등 로케이션 촬영에 한계가 있는 장면을 VP 스테이지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AI 기술로 구현한 자작나무 숲처럼, AI 기술이 접목된 VP 스테이지는 사람이 그려내지 못하는 세세한 배경까지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어 촬영 효율성과 작품 완성도를 동시에 극대화한다"고 언급했다.

CJ ENM은 VP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22년 개관 당시 연간 약 12편이 VP 스테이지에서 촬영됐는데, 올해 첫 3개월 만에 10여편의 작품이 VP 스테이지를 찾았다. 현재까지 약 50여 작품이 VP 스테이지에서 촬영됐다.

안희수 CJ ENM 버추얼프로덕션 담당 프로듀서는 "CJ ENM은 할리우드 수준의 VP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 경험을 구축하고 있다"며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작품의 완성도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VP 기술은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