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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대선 앞두고 스텝 꼬이네”...네타냐후 편들자니 무슬림표 떨어질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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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네타냐후 체포영장 청구에
“터무니없다” 비판 전한 바이든

트럼프, 흔들리는 무슬림에 러브콜


매일경제

바이든 대통령 [EPA = 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행보에 지속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 지도자에 대해서도 함께 동시 체포 영장 청구를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라파 지역 대규모 지상전에 있어서 반대하던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이번 ICC 결정에 대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편에 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터무니없다”며 “ICC 검사가 무엇을 암시하든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는 어떤 동등성도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유산의 달’ 행사에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스라엘에 의한) 제노사이드가 아니다”며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반유대주의에도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의 편을 드는 것은 유대계 미국인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일부 중도 보수층 유권자를 의식해서다.

칸 검사장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측 2명, 가자지구 최고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와 무함마드 데이프, 이스마일 하니예 등 하마스 측 3명에 대해 동시에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반발했다. 그는 “이스라엘 전체와 비도덕적인 하마스 살인자들에 맞서 영웅적으로 싸우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도덕적인 이스라엘 군대를 하마스 괴물과 비교하다니 뻔뻔하다”고 비난했다. 영국과 독일, 체코 등도 미국과 입장을 같이했다. 반면, 프랑스와 벨기에 등은 ICC 지지를 표명했다. CNN은 프랑스의 입장을 두고 서방 진영 사이 균열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상당수 서방 국가의 ICC 비판이 이어지자, 칸 검사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을 데려올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게 지당하지만, 그런 행위는 반드시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마스 전투원들에게 물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자지구 민간인 전체에게 가는 물을 차단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밖 124개 ICC 회원국을 방문할 때 체포를 당할 수 있다. 하지만 ICC에는 자체 경찰권과 강제력이 없어 회원국 협조가 필요한 탓에 ‘상징적 의미’ 정도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전통적인 지지층인 진보층과 청년, 유색인종 유권자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유대계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정치적 입지가 한층 좁아졌다. 특히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합 주의 무슬림 유권자들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불만이 올라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트럼프 캠프는 무슬림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마이웨이’는 여전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가진 회담에서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인들의 대규모 피해에 대한 우려로 이스라엘의 대규모 라파 침공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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