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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권력승계 헝클어진 이란, 차기 대통령에 하메네이 아들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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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1일(현지시간) 이란 타브리즈시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지난 19일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등의 시신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추모자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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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19일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데 이어 20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8)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건강 악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타브리즈의 광장에서 열린 장례행사에는 사고 현장에서 운구된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운집했다. 22일에는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이란에서 가장 큰 모스크 ‘모살라’에서 장례식이 열리는 데 이어, 라이시 대통령 등은 23일 시아파 최대 성지인 마슈하드에 매장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란의 차기 권력 구도다. 이란 정부는 이날 6월 28일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사망한 라이시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기 대선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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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左), 모즈타바(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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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국장은 “이란은 체제 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라이시를 후계자로 키우다가 갑자기 모든 계획이 어그러져 초안을 다시 그리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력 대선주자로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5)가 거론되는데 그는 대통령을 거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세습통치는 1979년 혁명으로 세운 이슬람공화국 설립 취지에 반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또 다른 중동의 패권 국가인 사우디에도 권력 승계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이날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살만 국왕은 폐렴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아들 무함마드 빈살만(39)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이를 전격 연기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방문이 연기된 빈살만 왕세자와 21일 화상 회담을 열고 원유 공급과 청정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살만 국왕은 2020년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수년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살만 국왕은 아들을 왕세자로 책봉했고 총리직까지 맡겨 사실상 국정을 넘긴 상태다.

빈살만 왕세자는 그간 왕위 계승 유력 주자들을 차례로 숙청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이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 요인은 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의 일환으로 미국이 추진해 온 미국·사우디 상호방위조약 협상도 조만간 타결을 앞둔 상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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