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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총성 울린 與 잠룡 경쟁…한동훈∙오세훈∙홍준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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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유승민, 오세훈 비판에 ‘발끈’

홍준표, 한동훈 또 저격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간 애”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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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잠룡들이 최근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이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다음 대권을 향한 경쟁 서막이 열리며 각 주자들이 주도권 선점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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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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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유승민 vs 오세훈

지난달 11일 4∙10 총선 패배 이후 공론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해외직구 금지 방침을 발표했다가 철회하며 불거진 논란을 계기로 정치 무대에 재등장 했다. 윤석열정부와 각을 세우며 ‘비윤’(비윤석열) 주자 이미지를 강화한 데 이어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맞붙었다.

한 전 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있지만, 불가피하게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때는 최소한도 내에서 정교해야 하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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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 논란을 비판하며 한 달 만에 공개 목소리를 냈다. 오 시장은 20일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한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당선인 등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 “유해 물질 범벅 어린이 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며 “함께 세심하게 살펴야 할 때에 마치 정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이 같은 날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봐야 한다는 오 시장의 논리는 개발연대에나 듣던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여권 잠룡들의 이 같은 설전을 놓고 차기 대권을 향한 몸풀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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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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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동훈 때리기 지속

여권의 차기 주자 중 한 명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거친 언어를 동원한 ‘한동훈 때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홍 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서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을 때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마지막 한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걸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더 기가 막힌 것은 총선을 말아 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들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봤다. 소위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애 눈치나 보는 당이 돼서야 이 당이 살아나겠느냐. 검찰 정치로 2년 동안 혼란이 있었는데 또 검찰에 기대 연명하기 바라냐”며 “부끄러움을 알아라”고 말했다.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데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홍 시장 개인의 부정적 평가와 차기 경쟁자 제거라는 전략적 판단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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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 시절 자유한국당이 굉장히 어려울 때였는데 홍 시장이 체감하기로는 본인 주변과 보수 전반 인사 등 1000명 가까이 (검찰에서) 저인망식 수사를 했다고 하더라”며 ‘검사 한동훈’에 대한 홍 시장의 구원이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검사 윤석열’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가 없는 국민의힘에 와서 대선을 이긴 성과가 있지만 한 전 위원장은 비슷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총선에서 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직후인 지난 달 16일 홍 시장과 별도의 만찬 회동을 하며 국정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를 놓고 ‘윤∙한 갈등’을 겪으며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사실상 정치적으로 갈라선 가운데, 이질적인 차기 권력을 견제하려는 윤 대통령과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홍 시장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모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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