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3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게 하는 표현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가 삭제됐다. 사진은 해당 동영상이 나오는 스마트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스냅 사진을 포개어 찍은 일러스트.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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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운동 동영상에 나치 독일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등장해 논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신문 스크랩을 편집한 듯한 30초 분량의 동영상이 게시됐다. ‘트럼프가 승리하다’라는 가상의 신문 기사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 영상물은 ‘미국의 다음은 무엇인가?’라는 제목 아래 ‘통일된 제국(unifiedreich)의 탄생으로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reich’는 독일어로 제국을 뜻하는데, 통상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의미한다고 AP통신 등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영상 다음 장면에서는 ▶경제 호황 ▶국경 폐쇄 ▶힘을 통한 평화 ▶법ㆍ질서 회복 ▶아메리칸 드림의 귀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ㆍ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이 맞을 변화를 공약하는 선전 문구가 신문 제목 양식으로 계속 이어진다. 화면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MAGA’ 아래에도 ‘통일된 제국의 탄생으로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문장이 다시 노출된다.
트럼프의 대선 경쟁 주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측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가진 선거 캠페인에서 “그(트럼프)는 미국이 아닌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며 “그는 약 4개월 전 히틀러가 좋은 일을 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놀라운 것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11월 대선에서 또 패배하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거라고 했다”며 “트럼프는 미국을 이끌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라 복수를 위해 출마했다”고 몰아붙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독재자를 칭찬하는 전임 대통령은 나치 독일의 언어를 부각했다”며 “전임 대통령에게 나오는 이런 수사는 놀랍지 않지만 끔찍하다”고 말했다. 커린 잔 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누구든 히틀러 치하 나치 독일과 관련된 콘텐트를 홍보하는 것은 혐오스럽고 역겨우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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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외부서 제작”…논란 커지자 삭제
논란이 확산되자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는 선거 캠프 영상이 아니고 캠프 외부의 누군가가 제작한 것”이라며 “온라인상 임의의 계정이 만든 동영상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있을 때 직원이 올린 것이고 그 직원은 ‘제국’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캠프는 동영상 논란이 커지자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삭제했다.
트럼프의 언행이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이민자 강경 대응 방침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민자를 ‘해충’에 비유하며 “우리나라에서 해충처럼 살며 거짓말하고 도둑질하며 부정을 저지르는 공산주의자, 파시스트, 급진적 좌파 깡패들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곧 트럼프의 발언이 유대인 말살 정책을 폈던 나치 정권 주장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2년 11월에는 반(反)유대 혐오 발언 등을 한 인사들을 자택으로 불러 만찬을 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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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인 강제 성관계 장면 영화도 논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젊은 시절을 영화화한 ‘더 어프렌티스’의 알리 압바시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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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공개된 이 영화는 1970~80년대 트럼프가 뉴욕에서 부동산 거물이 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담았는데, 트럼프 역할을 맡은 주인공이 부인을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1992년 이혼한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는 1990년 이혼 소송을 벌일 당시 이런 주장을 제기했다가 나중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트럼프 캠프는 “악의적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영화 ‘디 어프렌티스’에 대해 “이 쓰레기는 오랫동안 틀렸음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룬 순 허구”라며 “가짜 영화 제작자들의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알리 압바시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이바나 트럼프가 (법원에서) 선서 하에 증언했다”며 “그(트럼프)가 많은 사람을 고소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소송) 성공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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