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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ALC] 우크라 전쟁의 가장 큰 변화는 ‘견고해진 북러관계’... 앞으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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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4년 5월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CSIS1. 북러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 맥켄지 BBC 서울특파원, 시드니 사일러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고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앨리슨 후커 미국 세계전략연구소 수석 부소장. /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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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북러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세션에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 전쟁이 일으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견고해진 북러 관계”이라고 했다. 다만 전쟁 이후에도 이 관계가 유지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제재로 타격을 받고 외교적으로 고립돼 왔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러시아가 전쟁에 필요한 탄약을 북한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며 고립된 러시아가 북한과의 연대를 통해 자구책을 모색하려 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날 세션에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 구소련 레닌그라드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앨리슨 후커 미국 세계전략연구소(AGS) 수석 부소장 및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패널로 나섰다.

북한산 무기가 러시아에서 전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 모두 우려를 표했다. 차 석좌는 전쟁 발발 이후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군수물자 창고 등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러시아는 매일 1만 개의 탄약을 사용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데, 군수품 창고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북한산 탄약에 의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탄약과 거래되는 물품이 실린 북한과 러시아 간의 철도 움직임도 보인다”며 “북한은 코로나 이후로 생필품과 의약품 보급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철도 내부에는 연료와 의약품 등의 화물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군수품 지원에 대한 대가로 핵무기나 군사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핵 미사일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이나 재래식 병력에 대한 지원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김정은에게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게 할 수도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김정은이 러시아를 등에 업고 더 대담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란코프 교수는 “과거 북러 관계에서 군사 기술 이전은 생각도 할 수 없는 문제였으나, 최근 관계 변화로 가능성이 생겼다”며 “러시아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대해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북러관계의 밀착이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한국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후커 부소장은 “러시아에서 자국 무기를 사용하며 북한은 무기의 성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며 “무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군사력은 점점 보강되고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하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표적은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안드레이 교수 또한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무력에 의한 전쟁 종식을 원하기 때문”이라며 “확률상 매우 낮지만 북한과 한국이 중국과 홍콩의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건 이제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했다.

패널들은 북러관계만큼 북중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결국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북한의 오랜 우방인 중국이 작금의 북러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사일러 고문은 “중국은 북한에 대한 확실한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관계 진전에 대해서 불안해한다”고 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재임 당시 시진핑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했을 때 이를 견제해 김정은에 만남을 청했다”며 “푸틴과 김정은이 돈독해지고 있는 이 시기도 중국은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안드레이 교수는 “북러관계의 밀착이 중국에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북중관계는 북러관계보다 훨씬 견고하기 때문에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태도를 약간 조정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는 (전쟁 상황을 제외하고) 서로 호환성이 있는 국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날 경우 북러관계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앨리슨 부소장 또한 “중국 또한 북러관계의 돈독함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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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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