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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라인야후-라인플러스, 네이버와 '헤어질 결심'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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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네이버-라인플러스 직접적 관계 없단 입장

해외사업 총괄 라인플러스, 대표는 "네이버는 별도회사"

네이버, 라인 일본 외 사업권 포기는 수지타산 안 맞아

협상 주체는 네이버-소프트뱅크, 분배적 협상 지켜봐야

뉴시스

[도쿄=AP/뉴시스]사진은 야후 재팬과 라인의 통합 전 로고. 라인야후는 지난 10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만든 합작사 Z홀딩스의 자회사인 야후재팬과 라인이 합병해 출범했다.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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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에서 일본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제3국의 사업은 챙겨야 한다는 차선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라인야후가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라인플러스를 산하 회사라 강조하며 사업 분할 가능성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의 주체는 라인야후가 아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다. 네이버 입장에선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동남아 등 해외 사업 일체를 포기하기엔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서, 앞으로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 측은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사이에 직접적인 자본·인적 관계가 없다면서 라인플러스가 앞으로도 라인야후 자회사로 해외 사업을 총괄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의 발언과도 일치한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라인플러스 전 직원 대상 온라인 간담회에서 "우리는 네이버가 아닌 라인 직원"이라며 "네이버와 특수관계이긴 하지만, 별도회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라인야후 대주주)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한 일본 라인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일본 총무성이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행정지도를 내렸기 때문이다.

라인야후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A홀딩스가 100%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의 핵심 회사는 대한민국에 소재한 라인플러스다. 라인플러스 지분은 라인야후 밑에 중간지주회사인 Z중간글로벌주식회사(Z인터미디어트글로벌)가 100% 보유하고 있다.

즉, 네이버·소프트뱅크가 합작한 A홀딩스→라인야후→Z중간글로벌주식회사→라인플러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라인플러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라인플러스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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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2021년 3월에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 A홀딩스를 설립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일본 정부의 물밑 지원을 받으며 네이버로부터 라인의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에서 A홀딩스 지분을 일부라도 매각하면, 라인야후에 대한 영향력은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네이버는 라인플러스가 총괄하는 해외 사업권까지 상실할 수 있다. 이미 라인야후와 라인플러스 경영진이 한 목소리로 네이버와 선을 긋는 모양새라,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인플러스가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월 이용자 수가 1억9600만명(작년 12월 말 기준)에 달한다. 일본 9600만명, 태국 5500만명, 대만 2200만명, 인도네시아 600만명 등 아시아 지역에선 한국의 카카오톡 같은 간판 메신저다.

라인 메신저는 2011년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였던 NHN재팬이 개발했다. 이후 네이버는 2013년 라인의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라인플러스를 설립하고 NHN재팬을 라인주식회사로 분할한 뒤 라인을 일본 자회사에서 운영하도록 했다.

일본에 이어 동남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라인 메신저는 생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라인야후가 인도네시아·대만·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라인페이·라인뱅크와 같은 디지털 금융 사업을 펼쳐나간 것도 라인 메신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네이버에서 출발해 일본 시장을 딛고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한 라인 플랫폼이다. 이런 10여 년의 역사를 함께 한 한국 구성원들은 이번 라인야후 사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오세윤 네이버 노동조합 지회장은 "라인이 일본으로 넘어가면 마치 거북선 기술이 넘어가고, 기술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이라며 "일본의 압박은 사라지지 않는데 글로벌 서비스는 유출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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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황준선 기자 =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구에 따라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모습. 2024.05.13. hw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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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관계에 따른 국내 계열사는 라인플러스를 비롯해 라인넥스트, IPX(옛 라인프렌즈), 라인파이낸셜, 라인페이플러스, 라인비즈플러스, 라인플레이, 라인스튜디오, 라인게임즈 등이 있다. 소속된 직원만 2500여명에 달한다.

노조에 따르면 라인의 한 구성원은 "라인이란 회사를 정말 사랑하고 이만큼 애사심이 들게 한 회사는 없었다. 일본 경영진 영향력이 커짐으로써 한국 법인과 국내 임직원들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보여 개탄스럽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직원은 "라인은 네이버가 홀로 키워온 것이 아닌 라인 전직원이 죽을 힘을 다해서 키운 것이다. 이렇게 사내 구성원에게 설명도 없이 회사를 뺏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소프트뱅크로 지분을 팔면 한국인 직원들이 해고되거나 라인 플러스 법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매우 커서 직원들이 매우 불안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라인플러스 직원들에게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며 "변화는 없다"고 했다. 또 "글로벌 사업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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