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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풀어야"…1기 신도시 재건축, 전세시장 불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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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지구 재건축 이주 때 전세시장 불안 우려

성남시 "GB 풀어야"…국토부 "지자체와 원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을 위한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주 시점에 전세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이주대책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지자체장들과 '원팀'이 돼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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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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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기 신도시 내 2만6000가구+α를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발표했다. 신도시별로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 각 4000가구 규모를 선정하고, 필요에 따라 지자체가 1~2개 구역(기준 물량의 50% 이내)을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최대 3만9000여가구가 선도지구에 선정된다.

국토부는 첫 선도지구 단지들이 2027년 착공해 2030년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문제는 정비·이주 시기다. 한꺼번에 이뤄질 경우 전세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약 30만가구가 단기간에 입주했던 1기 신도시에는 현재 30년 이상 노후 주택이 19만7000가구로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내년에는 25만4000가구(87%), 2026년에는 27만5000가구(94%)로 늘어나게 된다.

지자체장들은 지역별 공급 여건과 특성이 다른 점을 국토부가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성남시는 GB 해제를 거듭 강조했다. 주변에서 3기 신도시인 창릉신도시 등이 개발 중인 일산은 걱정이 덜하겠지만, 도심 밀도가 높은 분당은 전세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주대책을 기초지자체에서 수립할 수는 있으나 이것이 실현되기에는 성남, 분당은 밀도가 굉장히 높다"며 "부지라고 있는 곳들은 전부 GB로 묶여 있어 지자체에서 어떻게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토부가 GB를 풀어주고, 광주·용인을 포함해 신규 주택 공급에 신경 써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양시도 거들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특별법은 지자체가 토지 소유자와 세입자 이주대책을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조금 모순이 있다"며 "지자체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이 제약적이고 한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 국토부는 정비수요가 일시에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 중 하나인 단계적·순차적 계획에 따라 신도시 전체를 질서 있게 정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세시장에서 이주 수요가 흡수될 수 있도록 신도시 주변 개발 사업을 적절히 관리하고, 시장 동향과 주택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해 필요시 신규 공급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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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중 선도지구 선정계획 발표 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경기도 행정1부지사, 고양시장, 성남시장, 안양시장, 부천부시장, 군포시장, LH사장 등이 참석했다. /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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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시장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 연차별 정비 물량과 인허가 물량을 관리하고, 이주 시기를 분산하는 등 권역별 전세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신도시별 기본계획에 이주대책을 포함해 수립하고,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주민 수요에 맞는 이주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천 재건축을 예로 들어 "지난 10년간 과천의 정비 상황을 보면, 앞 단지가 준공되면 다음 단지가 이어가는 식으로 했다"며 "준공 물량이 순증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전세 물량으로 나와서 추후 이주대책에 공급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도시 정비 경험이 있어 관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군포시는 산본이 원도심과 혼재돼 있어 개발 방향이 다른 신도시들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영구)임대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가 한 지번 안에 있는 경우가 있다"며 "원도심도 함께 특별법을 적용받아 개발되는 모범사례가 되는 것은 물론 이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부천시도 주변에 택지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이주에는 무리가 없다고 봤다.

박 장관은 "인허가 시기나 물량 조정 등을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해나가면 사업을 성공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노후계획도시 정비는 주민 편의와 지역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명품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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