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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국민연금 개혁] DC형 신연금 도입 공방…"실현 가능 vs 본말 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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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민연금 개혁 방안으로 신(新)연금제도 도입과, 보장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국고를 투입해야 한다는 두 가지 방안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한국경제학회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승룡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앞선 발제에서 신연금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을 신연금과 구연금으로 분리한 뒤 신연금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 기금의 운용수익만큼만 돌려주는 완전부과방식(DC형 전환)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연금' 재정부족분은 단계적으로 일반재정 609조원을 투입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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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주제로 열린 KDI-한국경제학회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패널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5.23 choipix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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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 교수는 합계출생률, 고용률, 생산성 증가율, 조세 여력을 올리고 국고 투입으로 국민연금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의 방안는 현행 방식인 '덜 내고 더 받는' 현재 확정급여형(DB형)을 유지한다.

정책토론회는 이우진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이철인 서울대학교 교수, 조영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초빙전문위원이 참석했다. 발제한 신 연구위원과 정 교수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 토론자 5명 중 3명 '신연금' 우려…새롭지만 실현가능성 의문

발제자를 제외한 5명 토론자 중 3명은 '신연금'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비쳤다. 오 정책위원장은 DC형 전환으로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민은 이미 국민연금에 대한 지급 가능성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기금 운용수익만큼 돌려주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에 스웨덴의 NDC(명목확정기여제도) 도입을 해야 한다"며 "현재 연동되지 않은 보험료율과 연금 급여 수준을 맞춰 기금 수준을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원 상근전문위원은 내는 만큼 받을 경우 공적 연금 가입에 대한 필요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국민연금은 '덜 내고 더 받는' 기대가 있는데 전제가 무너지면 국민연금 가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또 남미는 DC형 연금 개혁을 통해 재정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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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주제로 열린 KDI-한국경제학회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5.23 choipix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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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연구위원은 "기금이 최대화되도록 장치를 설치해야 하고 기금이 최대화되면 기금 운용 수익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며 "남미는 보수 쪽은 성공했다고 하고 진보 쪽은 실패했다고 해 어떤 부분 때문에 실패했는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채권 발행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원 상근전문위원은 채권을 발행해 기금 운용 수익률에 넣겠다는 것은 빚내서 주식투자와 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채권 발행이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재정 준칙을 지키려고 하는데 채권 발행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어 조 전문위원은 "한국은 5년마다 재정추계를 하고 장기 운영을 위해 정부가 종합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며 "현재 보험료율을 올리는 안을 고민하고 있어 앞으로도 유지 방안을 논의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신 연구위원은 "채권에 대한 우려보다 기금이 소진된 후 세금이 14% 투입되는 방향이 더 무섭다"며 "609조는 단계적으로 투자하자는 의미고 기금운용수익률 6%일 경우 10년동안 연GDP대비 2.31% 국채 발행 후 구연금에 재정 투입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윤 명예연구위원과 이 서울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DC형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특히 DC형 전환은 한국에 굉장히 필요하고 실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필란드처럼 기대여명계수 적용을 통해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하면 609조보다 적은 국고를 투입해 숨 고르기를 한 후 2단계에서 DC형 전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DC형 전환이 파격적일 수 있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방식은 폰지( 이윤을 거의 창출하지 않으면서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는 불법 사기)에 불과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어려움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기금"이라며 "기금 운용 수익을 늘려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DC형의 장점은 소득 공백이 없어도 문제가 없다"며 "처음부터 DC형이었으면 재정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 국고 지원 대상‧효과 분석 선행해야…정부, 기금 소진에 책임 있어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고를 투입하고 정책을 통해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 교수의 안은 '희망 고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 정책위원장은 국고 지원 대상과 효과 분석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정책위원장은 "지금 부과 대상이 GDP 대비 30%이고 미래도 그렇게밖에 안 되는데 어디에서 늘릴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된다"며 "어디에서 얼마큼 넓힐 수 있는지 얘기해야 하는데 막연하게 투입하자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한국처럼 보험료 적게내자고 국고 투입하는 나라는 없다"며 "국고에 들어가는 30%는 예전 부족분을 충당하는 것과 크레딧과 저소득층에 들어가는 것인데 보험료를 적게 부담하기 위해 국고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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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세은 충남대학교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주제로 열린 KDI-한국경제학회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23 choipix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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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GDP 대비 국고 투입을 최대 1%하면 고갈 시점이 한참 뒤로 간다"며 "국고투입은 기초연금에도 하고 KDI에서 나온 안도 국고 투입을 가정해 마찬가지로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토론회에선 국민연금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원 상근전문위원은 국민연금 기금이 별도로 운영되면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기금 소진 문제에 있어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 정책위원장은 "연구마다 수급기간이 모두 다르다"며 "정부는 수지균형을 위해 권위있는 수치를 마련하고 그 기준으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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