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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근육 감소 예방 운동도 스마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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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남구, 시니어 근력운동 위한 AI 기반 헬스장·프로그램 운영

논현노인복지관, 로봇 머신 7대 도입

개별 중량 자동 조절, 부상 위험 없어

웰에이징센터, VR·AR 활용 신체평가

맞춤형 운동처방, 밴드·폼롤러 수업

“경로당·복지관 개편 때 추가 반영 계획”


한겨레

강남구가 복지관 등에 어르신 건강증진을 위한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를 설치하고 근력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월10일 삼성동 웰에이징센터에서 근 감소 예방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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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엄영순(81) 할머니는 요즘 거의 매일 동네 노인복지관을 찾아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한다. 회원 카드를 로봇 머신 7대에 차례로 찍으면 체력에 맞게 중량이 설정돼, 부상 걱정 없이 안심하고 운동한다. 지난 10일 오후 센터를 찾은 엄 할머니는 상체와 하체 운동기구를 번갈아가며 2회 20분 정도 이용하고 10분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했다. 엄 할머니는 “운동을 좋아해 열심히 해왔는데 나이 들면서 운동해도 근력이 자꾸 줄어들어 고민이었다”며 “처음엔 기구를 쓰는 게 어색했는데, 한 달쯤 지나니 몸 전체에 근력이 붙는 게 느껴져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는 논현노인종합복지관이 10개월의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 4월 정식 개관한 시니어 전용 헬스장이다. 기존 안마기기 등이 있던 2층 건강관리실(54.45㎡ 규모)을 새롭게 단장해 인공지능(AI) 기반의 근력운동 기구 ‘로봇 머신’ 7대를 갖췄다. 박윤희 부장은 “복지관 이용자들이 노쇠와 근 감소 속도를 최대한 늦출수 있게 시니어 헬스장을 기획해 강남구 예산을 받아 조성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구비로 1억96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부상 위험 없이 개인별 맞춤형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기구마다 달린 모니터에는 이용자의 미는 힘과 버티는 힘이 그래프로 나타나고 평균 힘, 운동 시간·횟수, 좌우 균형 등도 보여준다. 로봇 머신에서는 중량 조절이, 무게 추나 원반으로 이용자가 직접 하는 일반 운동기구와 달리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승진 과장은 “운동기구가 이용자 힘에 맞게끔 자동으로 중량을 조절해줘 어르신들이 자기 체력에 맞게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고 동작을 제대로 하는지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처음 센터를 방문하면 물리치료사가 신체 측정과 상담 뒤 질환을 고려해 사용 가능 기구를 정해준다.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헬스트레이너가 기구별 맞춤 구성을 해주고, 일대일 퍼스널 트레이닝(PT)을 진행한다. 운동 뒤 그날의 운동량, 근 기능 상태, 몸의 균형상태 등 개인별 데이터를 안내데스크 앞 키오스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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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논현노인종합복지관 2층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에서 회원들이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머신으로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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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체스트 프레스 기기로 가슴 운동을 하던 김광호(75) 할아버지는 “기기가 똑똑해, 운동을 더 하게 잘 꼬신다”고 웃으며 말했다. 운동 상태에 맞춰 모니터 하단에는 ‘bad-힘을 더 쓰세요’ ‘good-좀 더 힘내세요’ ‘perfect-좋습니다. 좀 더 버텨볼까요’라는 문구가 떴다. 일반 헬스장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김 할아버지는 “70~80대가 욕심내 무리하게 운동하면 다치기 일쑤라, 체력에 맞게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이런 곳이 꼭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논현노인복지관 등록회원은 현재 1500여 명이다. 70%는 65살 이상 논현 1, 2동 주민이다. 강남구 다른 동에서 온 주민도 있다.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 이용자는 하루 평균 60명 정도다. 박윤희 부장은 “공간이 협소해 서킷 트레이닝 방식으로 진행하며 최대한 많은 분이 이용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했다.

삼성동에 있는 강남구 웰에이징센터에서는 근 감소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니어 전문 건강증진시설인 웰에이징센터의 특화 프로그램 ‘액티브 시니어 과정’의 하나다. 60살 이상 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과정은 운동처방사가 신체기능과 체력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의료기기인 영상 체력 측정기와 보행훈련 분석기로 진행한다. 상담 뒤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근골격계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슬링, 바른 자세 척추·감각과 신경 자극을 돕는 스모비,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한 필라테스 등의 그룹운동이다.

10일 오후 근 감소 예방 프로그램이 두 차례 진행됐다.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과 근력운동을 하고 싶어 참여한 박경순(67)씨는 “요가나 등산을 꾸준히 하는데도 다리 근육이 빠지는 게 느껴져 센터를 찾았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해 평소 안 쓰는 근육을 써 뻐근하고 아프지만 운동 효과가 있어 좋다”고 했다. 조명순(70)씨도 “처음 해보는 운동이라 어렵기는 해도 근력이 생기는 것 같아 꾸준히 하고 싶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황유라 강사는 “밴드, 폼롤러 등 소도구를 활용해 허벅지, 엉덩이 등 큰 근육 위주의 운동과 자세를 바르게 하는 동작을 중점적으로 한다”고 했다.

2021년 12월 개관한 웰에이징센터의 현재 등록회원은 4천여 명이고, 올해 신규 회원은 785명이다. 하루 60~70여 명이 센터를 이용한다. 매주 13개 그룹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모두 근력운동을 포함하고 있다. 나미현 운동처방사는 “어르신들은 근력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며 “하루 20분 이상 중강도로 숨차게 운동하고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에이징센터에서는 운동처방사가 복지사업과 연계해 동 주민센터와 어르신 시설을 찾아 근 감소 예방과 근력운동을 알려주는 활동도 한다. 나 운동처방사는 집에서 매일 할 수 있는 근력운동으로는 뒤꿈치 들기를 추천했다. 그는 “엄지발가락에 힘을 실어 무게중심을 발 안쪽으로 두고 엉덩이 아래쪽 뒤 근육이 땅기는 느낌이 나도록 30번씩 매일 틈틈이 해야 한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할 수 있어 낙상 예방 등 안전성을 올릴 수 있는 동작이다”라고 했다.

앞으로 강남구는 노후 어르신 이용 시설을 개편할 때 어르신의 건강증진을 위한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를 확대하고 근력운동 프로그램을 곁들일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복지관·경로당 등의 기능과 구조를 개편해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숙 선임기자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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