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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중국·대만 말고…" 테슬라, 협력사에 '생산지 변경' 요청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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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갈등 속 지정학 리스크 회피 목적
한국·일본 공급업체와도 관련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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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일부 협력사에 중국과 대만 이외 지역에서 부품 생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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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일부 협력사에 중국과 대만 이외 지역에서 부품 생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독립과 관련 양안(중국과 대만), 미·중 관계 악화 등 지정학 리스크 증가에 따른 공급망 혼란을 피하고, 대처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23일 닛케이아시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디스플레이, 전자제어장치, 인쇄회로기판 등 전기차 부품 공급업체에 중국과 대만 이외 지역에서의 생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이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부품이 중국·대만 이외 지역 생산 요청 대상이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만에 기반을 둔 한 테슬라 협력 업체의 관계자는 테슬라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았다며 "그들(테슬라)은 2025년 신규 프로젝트부터 (중국·대만 이외 생산이) 적용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공급업체와도 중국·대만 이외 지역에서의 부품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공급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테슬라의 요청에 태국에서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며 "테슬라의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은 대만 (지정학) 리스크 회피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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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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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양안 문제에 테슬라가 친(親)중국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정학 리스크에 휩쓸리지 않고자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인도 방문 일정까지 연기하며 중국을 깜짝 방문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나는 등 중국공산당과의 우호 관계를 재확인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고 무력 통일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세력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날은 친미·대만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 취임에 맞춰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였다. 전날에는 중국 외교부가 한국과 일본의 주중 공사를 각각 불러 양국 국회의원들의 대만 총통 취임식 참석을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테슬라 이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부품 공급업체들에 중국·대만 이외 지역에서의 생산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이들의 요구는 아직 테슬라처럼 공식적인 요청까지 이르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와 관련 포드는 "탄력적이고 고품질이며 비용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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