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열풍에 사상 최대 실적
22일 나온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71억9000만달러) 대비 3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시장조사 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街) 평균 전망치보다 14억달러(약 2조원) 더 많다. 당초 시장에선 연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제품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이런 전망을 단번에 날렸다. 영업이익 증가 폭은 훨씬 더 크다. 1분기 엔비디아는 169억900만달러(약 23조원)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약 8배로 성장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를 약 30%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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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 |
엔비디아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H100·A100과 같은 AI 반도체가 포함된 데이터 센터 사업 부문이었다. 1분기 이 부문 매출은 226억달러(약 3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배로 늘어, 전체 매출 중 비율이 87%에 달했다.
앞으로 전망은 더 밝다. 엔비디아는 이날 2분기(5~7월) 매출 전망을 280억달러로 제시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까지 엔비디아 AI칩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불균형’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의 질주에 수년간 매출 기준 세계 반도체 기업 1·2위를 다퉈 온 삼성전자와 TSMC의 ‘양강(兩强)’ 구도도 깨지게 됐다. 지난해 3분기 엔비디아가 두 회사 매출을 처음 모두 넘어선 후, 매출 격차를 더 크게 벌리고 있다. 올 1분기 엔비디아와 TSMC의 매출 격차는 72억, 삼성전자와는 89억달러에 달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 반도체 수요는 너무나도 강력하다”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고공 행진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년 사이 주가가 200% 급등하자, 주식을 10대1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액면가를 10분의 1로 하는 대신, 주식 수를 10배로 하는 것이다. 실적 호조와 주식 액면분할 소식에 22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6.06% 급등, 1007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3356억달러(약 3181조원)로 미국 증시에서 MS와 애플에 이어 3위다.
☞AI 가속기(AI accelerator)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데 특화된 반도체. 흔히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신경망 연산장치(NPU) 등 반도체를 조합해 만든다.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며 학습 속도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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