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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1분기 매출 260억달러… 엔비디아 ‘세계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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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열풍에 사상 최대 실적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업체 엔비디아가 지난 1분기(회계연도 기준 2~4월) 매출 260억4000만달러(약 35조5000억원), 영업이익 169억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반도체 역사에서 삼성전자(반도체 부문)와 TSMC, 인텔 등이 단 한 번도 도달한 적이 없는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엔비디아가 기록한 65%의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으로선 ‘꿈의 숫자’라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AI의 데이터 학습과 추론에 사용되는 ‘AI 가속기’라는 이름의 AI 반도체와 그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한다. 전 세계적으로 몰아치는 AI 열풍으로 이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에서 8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로 사실상 적수(敵手)가 없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분야에 천문학적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엔비디아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나온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71억9000만달러) 대비 3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시장조사 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街) 평균 전망치보다 14억달러(약 2조원) 더 많다. 당초 시장에선 연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제품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이런 전망을 단번에 날렸다. 영업이익 증가 폭은 훨씬 더 크다. 1분기 엔비디아는 169억900만달러(약 23조원)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약 8배로 성장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를 약 30% 웃돌았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엔비디아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H100·A100과 같은 AI 반도체가 포함된 데이터 센터 사업 부문이었다. 1분기 이 부문 매출은 226억달러(약 3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배로 늘어, 전체 매출 중 비율이 87%에 달했다.

앞으로 전망은 더 밝다. 엔비디아는 이날 2분기(5~7월) 매출 전망을 280억달러로 제시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까지 엔비디아 AI칩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불균형’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의 질주에 수년간 매출 기준 세계 반도체 기업 1·2위를 다퉈 온 삼성전자와 TSMC의 ‘양강(兩强)’ 구도도 깨지게 됐다. 지난해 3분기 엔비디아가 두 회사 매출을 처음 모두 넘어선 후, 매출 격차를 더 크게 벌리고 있다. 올 1분기 엔비디아와 TSMC의 매출 격차는 72억, 삼성전자와는 89억달러에 달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 반도체 수요는 너무나도 강력하다”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고공 행진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년 사이 주가가 200% 급등하자, 주식을 10대1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액면가를 10분의 1로 하는 대신, 주식 수를 10배로 하는 것이다. 실적 호조와 주식 액면분할 소식에 22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6.06% 급등, 1007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3356억달러(약 3181조원)로 미국 증시에서 MS와 애플에 이어 3위다.

☞AI 가속기(AI accelerator)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데 특화된 반도체. 흔히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신경망 연산장치(NPU) 등 반도체를 조합해 만든다.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며 학습 속도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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