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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콘서트 티켓값 급등 주범"…美법무부, 라이브 네이션에 반독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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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시장 지위 남용 및 배타적 사업 운영 문제 제기

"경쟁 질식시켜 팬들 더 많은 비용 지불하게 만들어"

'아티스트 기회도 박탈…티켓 마스터와 분리시켜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티켓 판매 업체인 ‘티켓 마스터’의 모회사인 세계 최대 공연기획사 ‘라이브 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이하 라이브 네이션)를 상대로 독점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소식이 전해진 뒤 라이브 네이션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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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법무주는 이날 “라이브 네이션은 미 전역에서 대부분의 라이브 콘서트 장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배타적 행위를 사용해 콘서트 티켓 판매 및 홍보 시장을 불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뉴욕 등 30개주(州) 사법 당국이 라이브 네이션의 시장 독점 구조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고, 법무부는 이날 뒤늦게 합류했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라이브 네이션이 아티스트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부터 회사가 공연 생태계에 대한 통제력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등을 설명하며 라이브 네이션과 티켓 마스터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릭 갤런드 법무장관은 “라이브 네이션의 경쟁을 질식시키는(suffocates) 독점 사업 운영으로 팬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 아티스트들은 콘서트 기회가 줄어들고, 소규모 프로모터는 압박을 받고 있다. 공연장에서는 티켓 서비스에 대한 실질적인 선택권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은 팬, 아티스트, 독립 프로모터, 공연장, 대중을 대신해 제기됐다”며 “이젠 라이브네이션-티켓마스터를 해체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라이브 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티켓 마스터와 당시 콘서트 프로모터였던 라이브 네이션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라이브 네이션은 400명이 넘는 음악가를 직접 관리하고 미국 100대 원형극장 중 60개 이상을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다. 회사는 한국 BTS, 블랙핑크와도 협업한 바 있다. 티켓 마스터는 세계 30여개국에서 매년 5억장 이상의 티켓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내 주요 콘서트의 70%가 이 회사를 통해 거래된다.

라이브 네이션의 독점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2022년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 콘서트 티켓 사전 판매를 계기로 확산했다. 막대한 수요가 몰려 웹사이트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후 티켓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해 티켓을 구매하지 못한 팬들의 불만과 비난이 확산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미 의회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별도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라이브 네이션 측은 “독점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법무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댄 월 기업 및 규제 업무 담당 부사장은 “제작비 증가부터 아티스트의 인기 상승, 일반 티켓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려는 대중의 의지를 반영하는 연중무휴 온라인 티켓 스캘핑(시세 차익을 노린 재판매)까지 티켓 가격 상승의 실제 원인이 되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의 제소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라이브 네이션의 주가는 7.81%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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