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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외부 원인 발견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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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일(현지시각) 한 무슬림이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마련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추모장소에서 그의 영정 사진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페샤와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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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헬리콥터 사고로 숨진 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한 첫번째 공식 조사에서 총격 같은 외부 원인으로 추정할 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이란군 총참모부가 낸 라이시 대통령과 측근들이 사망한 첫 보고서에서 “헬기가 비행 내내 정해진 경로를 유지했고, 추락한 헬기의 조종사가 사고 발생 1분30초전까지 대통령이 타지 않은 다른 두 대의 헬기와 연락을 취했다”는 내용의 첫 사고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현지 통신 타스님의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총참모부를 중심으로 관련 전문가와 기술자들로 꾸려진 조사위원회는 사고 하루 뒤인 지난 20일 현지에 도착해 원인 검증에 착수했다. 우선 헬기가 추락한 현장에서 총격으로 추정할 만한 총알이나, 유사한 무기류의 파편이 발견되지 않았다. 1차 조사 단계에서 위원회는 일단 헬리콥터가 산에 부딪힌 뒤 불이 붙었고 이 과정에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관제소와 승무원 간에 대화에서도 헬기가 산에 충돌한 것 외에 의심할 만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조사위원회는 밝혔다.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사고 뒤 수색 과정과 관련해서도 “사고 지역의 복잡성과 안개, 낮은 기온 등으로 인해 수색과 구조 작업이 해 질 녘까지 이어진 뒤 밤새도록 계속됐다”며 “20일 새벽 1시30분께(현지시각)에야 드론의 도움으로 정확한 사고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추가 조사가 이뤄진 뒤 발표될 것이라는 게 조사위원회 입장이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은 지난 19일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자칸 지역 댐 준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도중, 최악의 기상 상황 속 산악지대에서 헬기가 산과 충돌하면서 사망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주검은 23일 이란 남호라산주 비르잔드르를 거쳐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호라산주 마슈마드에 안장됐다. 마슈하드는 라이시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장례식을 인도했다. 마슈하드 시장은 이날 장례식에 이 도시 전체 인구와 비슷한 300만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이란 동맹국과 주변국 지도자급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특히 이란으로부터 무기나 훈련 자금 등을 지원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 고위급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날 참석자 가운데 이란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레바논 헤즈볼라 사무차장, 예멘 후티 반군 대변인 모하메드 압둘살람, 이라크 준군사조직 인민동원군의 팔레 알 파야드 수장 등이 포함됐다”며 “반면 서방 고위 관리들은 이란과의 긴장된 관계를 반영하듯 기념식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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