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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공격 흔적 없다" 결론… '헬기 추락' 이란 대통령 사고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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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당국 1차 조사 결과 보고서
"총탄 등 흔적 없어"… 음모론 일축
악천후 탓 노후 헬기 고장에 무게
한국일보

23일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이란 호라산주 마슈하드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헬기 추락 희생자들의 관이 운구되고 있다. 마슈하드=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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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태운 채 추락한 헬기에서 외부로부터 공격받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란 조사 당국이 잠정 결론 내렸다. 내부 정적 암살설, '앙숙' 이스라엘 배후설 등 난무했던 각종 음모론을 일축한 셈이다. 추락 원인은 결국 '기계 결함에 의한 고장'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추락 직전까지 정상적 교신… 항로 이탈도 없어"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이란군 총참모부는 23일(현지시간) 조사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고 사고 헬기 잔해에서 총탄 자국과 같은 의심스러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사고 다음 날인 20일 오전부터 현장에 투입돼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벌여 왔다.

총참모부는 사고 헬기가 추락 전 예정된 항로를 이탈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도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종사가 추락하기 불과 1분 30초쯤 전까지도 함께 비행하던 다른 2대의 헬기와 문제없이 교신을 했다고 한다. 사전에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예상치 못한 기계 결함이 추락 원인이라는 기존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라이시 대통령이 사고 당시 타고 있던 헬기는 미국산 '벨-212'로, 1968년 초도 비행을 한 기종이다. 이란은 계속된 미국의 제재로 인해 헬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제대로 정비를 받지 않은 노후 헬기가 험준한 산악 지대를 통과해 비행하던 중 짙은 안개와 구름, 폭우 등 악천후 속에서 고장 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에브라힘 라이시(왼쪽) 이란 대통령이 지난 19일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가기 위해 헬기에 탑승해 있다.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을 태운 헬기는 이날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이란 국영TV IRINN 캡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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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저온 탓에 밤샘 수색 작업 지연"


총참모부는 사고 이후 수색 등 수습 과정에 대한 조사 내용도 발표했다. 당시 험준한 지형과 안개·저온 탓에 밤새도록 수색 작업을 벌여야 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사고기 잔해는 다음 날 오전 5시쯤에서야 무인기(드론)에 의해 발견됐다.

총참모부는 자세한 내용은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공개하겠다며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추측에 기반한 온라인 게시글은 무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는 길에 헬기가 산악 지대에 추락하면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 다른 탑승자들과 함께 사망했다. 충격적인 사고에 지난달까지 영사관 폭격·본토 공습을 서로 주고받아온 이스라엘이 '사고를 가장한 암살'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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