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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법원 “김호중, 본인은 처벌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되나”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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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포승줄 묶여 유치장行

세계일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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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24일 구속 심사를 받은 가수 김호중(33)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일갈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 음주 상태로 운전하고 소속사와 조직적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키웠는데 재판부는 이 점을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24일) 낮 12시 30분부터 약 50분 동안 진행된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서 김씨가 사고 직후 소속사의 다른 막내 매니저급 직원 A(22)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로 자수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질문했다.

당시 막내 매니저는 '겁이 난다'며 김씨의 이같은 요구를 끝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씨의 매니저가 직접 나서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가 허위 자수를 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는 김씨에게 수사 협조 여부와 함께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특히 김씨는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하다 아이폰 3대가 압수되자 비밀번호도 경찰에 알려주지 않았는데, 신 판사는 이에 대해서도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비밀번호를 제공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서울 강남경찰서로부터 김호중씨의 아이폰을 전달 받았지만 비밀번호를 제공받지 못해 포렌식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측 변호인은 지난 21일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후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는 오후 1시 23분쯤 법원 청사에서 나오면서 ‘혐의 어떻게 소명했느냐’는 질문에 “반성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김씨는 영장심사 전 오전 10시 58분쯤 법원에 도착해 ‘소주를 3병 마셨다는 유흥주점 직원 진술이 있는데 거짓말한 것이냐’, ‘메모리 카드는 직접 제거한 것이냐’, ‘사고 직후 현장을 왜 떠났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말했다.

김씨는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머물게 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돼 유치장에서 경찰 수사를 받고, 발부되지 않으면 풀려난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도 이날 함께 영장심사를 받았다.

이들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몰래 법정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와 강남경찰서로 들어서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고 전씨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다수의 증거 자료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김씨가 사건 은폐와 증거인멸을 시도한 강력한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김씨 진술과 태도 등에 비춰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김씨가 뒤늦게나마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한 점과 유명인으로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영장이 기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씨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콘서트 일정 등을 이유로 법원에 영장 심사 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기각돼 결국 공연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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