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일본이 또! 싶은 라인사태, 제일 열 받은 게 네이버가 아니라고?[뉴스뒷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수요일 오후 2시, CBS 유튜브 채널 'CBS 2시 라이브'에서는 '뉴스뒷담'이 생방송됩니다. 현장을 뛰는 민완 기자들이 뉴스에서 다루기 애매하지만 맥락을 이해하는데 소중한 날 것의 정보들, 수면 위에 드러난 정보를 뒷받침하는 수면 아래 뒷담들,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냅니다. 해당 녹취는 22일 방송 내용의 일부로, 전체 내용은 유튜브채널 'CBS 2시 라이브'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채널 'CBS 2시라이브'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 진행 : 윤지나 기자
■ 대담 : 홍영선 기자, 강정수 블루닷AI 소장


네이버는 왜 조용했던 거죠?


▶홍영선> 우리 지금 국민 여론은 별로 좋지 않잖아요. 저는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네이버의 경영권을 뺏겼다고 한다고 하면 제일 열 받을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네이버잖아요?

▶강정수> 사실은 그런데 경영권을 뺏긴 건 아니죠. 이미 경영권은 소프트뱅크에 있었습니다.정확하게 50대 50의 지분이었지만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서 라인 야후가 존재하는 거고,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회사가 아니라 관계사입니다. 기술적으로는 네이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특히 라인의 아버지, 신종호 씨라든지 라인을 처음에 디자인하고 만든 사람들이 거기 있는 거고.

▶홍영선> 저도 그 점을 좀 짚고 싶어요. 처음에 '경영권을 탈취한다'라고 알려졌어요. 처음에 기자들이 그렇게들 되게 많이 썼고 그러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본한테 우리 뺏기는 거 굉장히 싫어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는 이미 합병을 했을 때부터 경영권은 소프트뱅크 너네가 해라, 기술 쪽은 우리가 하겠다 이렇게 한 상황이란 말이에요. 만약 일본 쪽에서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한다 그러면 네이버가 가장 열받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네이버 입장을 이제 물어보면, 저는 네이버 측에서 너무 열받고 이런 상황은 정말 참을 수 없고! 좀 도와주십시오! 이럴 줄 알았는데 조금 달랐어요. 그냥 좀 잠잠히 넘어가기를 좀 바라는 약간 그런 뉘앙스였거든요.
노컷뉴스

뉴스뒷담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정수>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렇게 돈 안 들이고 네이버를 국민적으로 긍정적으로 홍보한 적은 아마 창업, 창사 이래로 없었을 거예요.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대단히 사람들한테 사랑받고 있는 것 같고 지분 관련 행동들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경영자들은 사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검토하잖아요. 경제적으로 유리한 거는 지분을 파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저는 생각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근데 그런 말을 했다가는 지금 분위기에서는 '스스로 빼앗기겠다'고 그러는거야? 라고 지탄을 받겠죠. 때문에 네이버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립적이고 조심스러운 입장, 천천히 모든 것을 다 검토하겠다는 대단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거죠.

▶홍영선> 지금 AI 전쟁이라고 하고 돈이 정말 엄청 필요하잖아요. 네이버는 사실 다른 나라, 빅테크 기업들와 비교했을 때도 더 많은 연구개발비, 투자금이 필요하단 말이에요. 라인야후를 매각한 실탄으로 투자할 수 는 방법도 네이버가 생각하는 하나의 옵션일 수 있다고 봅니다.

▶윤지나> 라인야후 사태가 한일전 양상으로 흐르는 데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는 거는 '데이터 주권' 등의 표현, 그러니까 우리의 굉장히 중요한 권리, 혹은 원천 기술이 일본에게 넘어간다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은데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라는 건가요?

▶강정수> 높은 기술력이긴 하나 집착할 필요는 없군요. 해자가 엄청나서 접근하지 못하고 카피하지 못하는 이런 기술력은 아닌 거죠. 네이버 입장에서는 더 원천기술에 투자할 자원을 얻는 방법도 고민할 수 있는 거죠.

▶홍영선> 기업이잖아요. 가장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거죠.

일본의 '미국 따라하기'가 라인사태에서도?

▶강정수> 라인야후처럼 이렇게 대규모로 성장한 인프라스트럭처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와인도 그냥 마실 수 있는 게 아니라 와인병이나 와인잔이 있어야 되잖아요. 병과 잔을 공급함으로써 글로벌하게 놀아보겠다는 게 네이버의 생각이었는데, 사고가 나니까 일본에서 병과 잔을 치워라, 포도주는 원래 우리 거니까 우리가 병과 잔을 만들어서 담겠다 하고 나온 거죠.

▶홍영선> 일본 총무성 측 행정지도를 자세히 보면, 정보유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 관리가 제대로 안 된 이유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네이버의 자회사니까 라인야후가 모회사를 상대로 기술 관리를 제대로 못한 거다, 이런 논리예요.

▶윤지나> 어떻게 자식이 부모한테 뭐라고 하냐. 어떻게 대드냐.

▶홍영선> 엄마한테 대들었는지 이건 따져봐야 할 문제거든요. 대들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이 그냥 관계가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고 또 재발할 것이다, 그러니까 개선해라 이게 총무성 행정지도란 말이죠. 공문인데 근거가 하나도 없었어요.

▶윤지나> 그런 논리 비약을 비롯해서 과거에도 똑같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던 플레이스테이션이라든지 이런 곳에는 이렇게까지 난리를 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런 무리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 거예요?

▶강정수> 국제적인 지금 분위기가 그렇게 가고 있는 거죠. 공급망 문제가 대두되면서 탈세계화도 필요하다, 보호무역도 필요하다 이런 주장들이 나오는 세계가 되고 있죠. 미국은 중국의 하이테크 영역 발전을 경계하면서 중국의 성장을 제어하는 법 같은 걸 만들고 있잖아요? 한국이 했으면 WTO 제소하고 난리났을 일이지만 미국이 하니까…이런 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었던 와중에 일본에서는 한국기술을 바탕으로 한 라인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던 사람들이 이 때다 기회를 이용한 거죠. 국수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소수파가 다수파로 바뀔 수 있는 정치사회적, 국제적, 지정학적인 조건이 된 거예요.

그런데 일본이 라인 같은 걸 유지할 수는 있을까?

노컷뉴스

뉴스뒷담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지나> 소프트뱅크가 그동안 네이버가 해왔던 기술 부분까지 이제 다 내놔, 한다면 자기들이 할 수는 있어요?

▶홍영선> 총무성에서 첫 번째 보고를 내라고 했을 때, 라인야후가 뭐라고 답했냐면 "네이버에서 기술을 독립하기 위해서는 한 2년 정도 걸린다" 이렇게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총무성이 분기마다 너네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를 하라, 가속화해라 이렇게 계속 압박을 하고 있는데도 그래요. 라인플러스 이은정 대표가 한국 직원들을 데리고 비공개 간담회를 했을 때 직원들이 고용 안전성 문제를 질문했거든요? 그때 이 대표가 답하길 "여러분이 사실 한국인이라서 지금 라인 플러스에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더 훌륭하고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어요.

▶윤지나>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못한다~

▶홍영선> 그렇게까지 말한 건 아니지만 라인플러스부터 이렇게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지분 매각이라든지 이런 거랑은 관련 없이 고용 관계는 계속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컷뉴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역사, 영토, 기업까지 강탈! 일본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뭔가 하고는 있는 것 같은데…잘 하지는 못하네요?


▶강정수> 이렇게 한일 갈등 속에서도 웹툰이라든지 드라마, 영화 등 한국 콘텐츠가 일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가져주고 있거든요. 네이버 웹툰이 한국 웹툰 시장보다 일본 웹툰 시장이 더 커져버린 거예요. 이 참에 한국 망가도 막아 만화도 막아 웹툰도 막아 이런 식으로 국수주의적인 한일 대립이 된다면… 여기서 정치인들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쳐줄 필요가 있다고 봐요. 한국 IT기업과 디지털 경제가 일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진출을 계속해야 될 걸 보장을 받는다든지, 라인야후 같은 인프라 스트럭처가 아닌 부분, 콘텐츠 영역이라든지 커머스라든지 이런 데서는 간섭과 개입을 안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오신다든지.

▶윤지나> 이건 네이버 차원을 넘어서는 얘기네요. 정부, 정책, 정치 수준의 접근.

▶홍영선> 제가 세종에서 과기부 2차관을 만난 적이 있어서 이 사태에 대해 질문했더니 되게 일반론적으로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 이 정도로 답하는데 옆에서 다른 관계자가 정말 부들부들하시면서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네이버가 그렇게 해달라고 해서 우리는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인데 이거를 너무 몰라주니 나는 너무 속상하다, 이런 입장이었던 거예요. 하지만 일본의 행정지도라니요. 네이버가 기다려 달라고 했을 때 정부가 기다려줄 수는 있지만, 대일관계 복원됐다면서요. 심지어 이례적인 행정지도를 두 번이나 했단 말이에요. 관계가 복원됐으면, 이 정도의 큰 사안이라면, 일본이 우리 정부한테 '우리 좀 행정지도 좀 할 거야' 할 법도 하단 말이죠. 언질이라도 있었나 저는 되게 궁금했는데, 확인해 봤더니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전혀.

노컷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