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해외사업 전략 비교"…한투 "파트너십" 미래 "100% 인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래에셋證, ETF 사업 진출 '정면승부'

한국투자證, 칼라일·스티펄과 맞손…핀셋 공략

뉴시스

왼쪽부터 한정희 SF크레딧 파트너스 대표이사와 크리스토퍼 헴스테드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 ETF 부문장. (사진=각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내에서 해외 사업을 가장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두 증권사들이 미국 시장에서 사뭇 다른 사업 전략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는 기술적 우위 등을 기반으로 리테일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이 주효했으나 미국에선 이 같은 전략이 쉽지 않다. 그 돌파구를 한국투자증권은 파트너십을 활용한 핀셋 침투 전략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완벽한 현지화 전략에서 찾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해외 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IR)에 참석했다.

김성환 사장은 "지금까지 국내 상품, 국내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고객 자산관리를 했지만 앞으로는 소위 글로벌 상품을 많이 조달해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뉴욕에만 3개 법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섭 부회장은 투자자들 앞에서 "아직 증권사는 해외 쪽에서 이익 규모가 부족하지만 전체 이익의 50% 이상을 해외를 통해 발생시킬 수 있단 목표를 갖고 경쟁해 나가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 사업은 인력과 자원의 투입 대비 결실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오너가 확고한 비전과 결과물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않으면 비중을 크게 가져가기 어려운 영역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증권업계 에서도 '발 담그기' 수준이 아닌 해외 진출은 사실상 미래와 한투가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진출에 전력을 다하기로 의사결정을 했다 해도 선택과 집중은 필수다. 특히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은행과 비슷한 전략으로 세를 확장해 가는 아시아 신흥 국가에서와 달리 이미 경쟁이 치열한 선진 자본 시장에서는 한투와 미래 두 증권사의 전략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기업 100% 인수를 통해 완전한 현지화를 꾀한다. 완전히 지분을 갖고 있기에 '내가 잘하는 것'을 하는데 방점이 있다.

미래에셋은 그룹 차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X 인수를 통해 운용 측면에서도 ETF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은 현지에서 ETF 관련 '원스톱(one stop)' 종합 서비스 확대에 나서며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부터 3600여개 ETF가 거래되는 미국 시장에서 유동성공급(LP) 등 관련 서비스를 개시했다.

해외 진출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청산·결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점은 이 같은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차별점이다. 또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100% 회사를 인수해 인프라와 인력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뉴욕법인의 크리스토퍼 헴스테드 ETF 부문장은 "우리는 전세계 서울, 홍콩, 브라질, 인도, 영국 등에 지사를 두고 격주로 통화를 하는 등 함께 일할 방법을 고민한다"며 "글로벌 은행보다 숫자로는 작지만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고 더 효율적으로 전세계 파트너 및 계열사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캐시카우를 만들어낸다는 목표 아래,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은 지난해 기준 2조2204억원의 영업수익과 234억원의 영업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수익은 지난 3년 새 1664억원에서 7084억원으로, 또 2조여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브로커 딜러 90명 중 2~3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현지 직원으로 구성된 점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우량 회사와의 파트너십 공략을 쓰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잘하고 있는 해외 플레이어의 역량에 '플러그 인(plug in)'해 초기 비용은 줄이되 성과는 빠르게 가져오고, 장기적으로는 경험을 쌓아 독자적인 소싱을 한다는 목표다.

미국 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 'SF크레딧 파트너스'는 흔치 않게 설립 약 1년 만에 성과를 내고 있어 업계에서도 이들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SF크레딧 파트너스는 총 자본금 2억달러로 설립됐으며 한투가 65.2%, 우리은행이 10%, 나머지 24.9%는 스티펄이 납입하기로 했다. 이미 존재하는 스티펄 역량과 현지 인프라 등에 한투의 자본력을 투입한 것이다.

합작법인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과 사모대출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해준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미국에서 있었던 주요 딜 16개 중 6개에 SF크레딧 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또 한투는 글로벌 회사들과 손잡고 국내 고객들을 위한 상품을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대출담보부증권(CLO) 펀드와 같은 우량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22일에는 앵커리지캐피탈과 CLO 사업 확대를 위한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한정희 SF크레딧 파트너스 대표는 "한투의 자본력과 스티펄의 역량이 결합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보기 힘든 합작법인이 탄생했다"며 "JV 신설 법인으로 1, 2년 내에 흑자 나기 쉽지 않은데 저희는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