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일본제철·히타치 등 참여 안해
"네이버 지분 판매 압박 파문 고려한듯"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경제단연합회(게이단렌)가 지난달 2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주최한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 참석자들이 행사 시작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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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재계가 지난해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해결책 발표를 계기로 양국 경제 협력을 위해 창설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미래기금)'에 2억엔(약 17억5,000만 엔)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제동원 배상 의무가 확정된 피고 기업은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계 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회원사들이 기존 목표액인 1억 엔(약 8억7,000만 원)의 2배에 달하는 기부금을 냈다고 전날 발표했다. 다만 게이단렌은 기부금을 낸 기업과 관련된 상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가해기업 참여 없는 배상기금
서울 시내 한 빌딩 전광판에 지난해 3월 박진 전 외교부장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피해 배상 해법 발표가 생중계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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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금은 지난해 3월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손배 소송에 대한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은 후,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데 맞춰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전신인 전국 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게이단렌이 공동으로 구성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6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민간에서 재원을 마련해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두 단체는 같은 달 16일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미래기금을 창설한다'고 발표했고, 각각 10억 원과 1억 엔을 출연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기금의 사용처는 한일 중고생·대학생 등 미래 인재 교류, 스타트업 연계 등 한일 협력 사업으로 한정했다. 일본 회원사들이 혹시나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에 사용할까 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애초 한국 정부는 미래기금에 "(강제동원 소송) 피고 기업이 참여할 것"을 기대했으나 현재까지 이들 기업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옛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식 표현)에 대한 배상 의무가 확정된 일본 피고 기업은 현시점에서는 (기부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배상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불하는 해결책이 진행 중이며, 배상 문제가 최종적으로 매듭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금 사용처 관련 양국 협상이 종결되지 않아 일본 측 기부금이 강제징용 배상에 쓰일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 피고 기업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네이버 파문 염두에 둔 의도"
경기 성남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 앞에 지난 13일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다. 성남=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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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게이단렌이 최근 일본 정부와 한국 네이버 간 갈등을 두고 한국 정부를 달래기 위해 기부금을 납부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 4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라는 취지의 행정 지도를 내렸다. 일본 국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인 '라인'의 운영을 외국 기업에 맡길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50%씩 투자한 지주회사 'A홀딩스'의 지배(지분 65% 보유)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네이버의 경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요미우리는 "한국에서는 라인야후에 총무성이 행정지도를 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며 "(일본) 경제계가 (한일) 관계 개선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고 짚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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