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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모집요강 발표만 남았다…의료계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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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의대 증원 절차 모두 마무리…의료계, 증원저지 막판 총력전

대법원에 소송지휘권 발동 촉구…전공의 처분 땐 반발 커질 듯

뉴스1

23일 오전 서울 소재의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5.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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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에 대한 마무리 절차 단계에 돌입했다. 이번주 심의 결과와 모집요강 발표가 끝나면 의대 증원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이에 의료계는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재항고를 심리하는 대법원에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등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4일 제2차 대학입학전형위원회에서 의대 정원이 늘어난 31개 대학의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은 기존 3058명에서 1509명이 늘어난 4567명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절차가 남았다. 오는 30일 심의 결과를, 31일 대학별 모집요강 발표까지 끝내야 의대 증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이에 의료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막판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재항고를 심리하는 대법원의 결정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판단에 연이어 탄원서를 내며 힘을 쏟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24일에도 대법원에 '대법원장, 대법관들께 드리는 요청'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교육부장관은 오는 30일 시행계획 승인, 31일 입시요강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으므로 결국 이 사건은 29일까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장관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시행계획 및 입시요강 발표를 보류하라, 대법원은 언제까지 최종결정하겠다'는 소송지휘권을 발동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고등교육법령에는 각 대학의 입시요강 발표 기한이 5월 31일까지라는 규정이 없고 단지 관행일 뿐이므로 대법원의 소송지휘권 발동은 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며 국민들도 널리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며 "지금이라도 의대정원 증원 결정 과정 및 배정과정의 명백한 위법성을 인정하고 2025학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연간 2000명씩 증원하는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압박해나갔다.

전의비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어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됐다며 세계 최고의 의료를 자부하던 대한민국이 이제 의료 수준의 퇴보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해만 잘 순조롭게 넘어가면 협조적으로 할 것"이라며 "올해는 제발 의대 정원에 대해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 한 번쯤은 멈춰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도 했다.

다만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강행하겠다고 했던 '일주일 휴진'은 철회하기로 했다. 중증·응급 환자를 떠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공의들에게 위해가 가해진다면 예고한 대로 행동하겠다"는 전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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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의 한 대학 의과대학의 모습. 2024.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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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대증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의료계의 반발은 증원 절차가 끝난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는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당장 이번주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과 관련해 전공의 2명이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이에 한 의대 교수는 "사실 교수 단체들에서도 100일이 지난 지금도 너무 뻔한 이야기들만 하고 있고 무슨 행동을 한다고 해도 흐름을 바꾸기엔 너무 멀리 오지 않았나 싶다"며 "대법원이 반전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전공의와 의대생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내년까지는 이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사태 초기부터 해오던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최악의 상황에 쓰겠다며 외국 의사의 국내 의료행위를 일부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까지 마쳤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대안들이 현재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도 24일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인 교수들 상황은 '이제 할 만큼 했다. 너무 힘들다. 지쳤다' 이게 제일 크다"며 "지쳤는데 학생과 전공의는 이번 달도 올 가능성은 없고 내년도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병원들이 경영난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아마 여름, 가을부터 파산할 거다. 지방에 조금 작은 상급병원은 여름부터, 대형 병원들은 가을부터 파산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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