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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한전·가스공사, 1분기 이자만 1조5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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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구조로 빚 250조… 사상 최대

2024년 이자 부담만 총 4조원 달할 듯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250조원에 달하는 부채로 올해 1분기에만 1조5600억원의 이자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전과 가스공사의 공시에 따르면 1분기에 한전은 1조1500억원을, 가스공사는 4100억원을 각각 이자 비용으로 썼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위기로 구입가가 판매가보다 높아지는 ‘역마진’ 구조로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는 급증했다.

세계일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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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한전과 가스공사의 연결 기준 총 부채는 각각 202조5000억원, 4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24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이 같은 ‘역마진’ 구조는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적자경영에는 벗어났지만, 누적된 부채가 해소되기엔 역부족이다.

한전과 가스공사가 올해 1분기에 부담한 이자는 하루 평균 167억원이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총 4조원이 넘는 이자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지난해 각각 4조4500억원과 1조6800억원 등 총 6조1300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사용했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자산 매각, 임직원 80% 이상의 성과급 반납, 세 자리 규모의 희망퇴직 등 다양한 자구 노력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수준으로 부채가 줄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올해에는 한전은 중동 불안발(發) 리스크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으로 경영 환경이 다시 악화하는 분위기다.

가스공사도 여전히 원가의 약 80%만 받고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미수금으로 분류하는데 사실상 ‘외상값’에 가깝다. 현재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위기는 그동안 싼 값에 에너지를 소비한 이들과 전기·가스요금 인상분을 부담해야 하는 미래세대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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