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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비도 꺾지 못한 팬들의 사랑, 임영웅 상암경기장서 우중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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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5·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임영웅이 무대를 걸으면서 노래하고 있다. 물고기뮤직 제공


비가 세차게 내렸지만 공연장은 하늘색으로 곱게 물들었다. 가수 임영웅(33)이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이틀째 공연에서 비를 맞으면서 무대에 올랐다. 경기장 한쪽 면을 가득 메운 초대형 전광판을 비롯해 4각 별 모양의 가운데 무대, 그리고 경기장을 빙 둘러 3개 면에 마련한 미니 무대를 종횡무진한 임영웅과 팬들의 환호로 비가 오는지조차 모를 정도였다.

전날 공연과 마찬가지로 이날 오전부터 ‘히어로 제네레이션’이라는 영어 문구가 적힌 하늘색 후드티와 반소매 셔츠, 모자, 가방, 스카프 등을 두른 ‘영웅시대’(임영웅 팬클럽) 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모녀가 손을 잡고 공연장에 들어서기도 했다. “부산에서 왔다”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옆에 있는 딸을 가리키며 “인터넷 예매가 어려웠다는데 딸이 잘 해줬다. 너무 고맙다”고 했다. 옆에 있던 다른 팬은 “효녀네, 효녀야”라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온 사례도 많았다. 경기도에서 온 부부에게 물어보니 남편은 “아내가 임영웅 ‘덕질‘을 하길래 처음엔 탐탁지 않았는데 노래도 좋고, 사람이 참 바르더라. 그래서 같이 즐기고 있다”며 아내의 손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전날에 이어 전국에서 관광버스를 동원해 팬들이 대규모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지하철 상암경기장역 입구부터 ‘영웅시대’ 회원들이 속속 들어찼고, 시작 1시간 전에는 경기장이 하늘색 우비를 입은 팬들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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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이 25·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물고기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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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공연에서 금색의 화려한 재킷을 입고 등장했던 임영웅은 이날 오후 6시 30분에 은색 재킷을 입고 등장해 첫 곡 ‘무지개’를 시작으로 ‘런던 보이’, ‘보금자리’ 등을 부른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는 “오늘 이곳을 꽉 채워줘서 감사하다. 비 오는 날 축구가 더 잘 된다고 하던데, 노래도 춤도 오늘 더 잘할 것 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1년 넘게 준비한 공연인데 두 번만 하고 끝난다는 게 너무나도 아쉽다. 정말 제 모든 걸 갈아 넣었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다. 우리 영웅시대의 한계는 앞으로 어디일지 더 큰 꿈을 펼쳐보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제 처음 이 무대에 올라왔을 때 울컥했는데, 오늘은 씩씩하게 올라왔다. 열심히 해보겠다”면서 노래를 이어갔다. 전날 공연에서 그는 “이 자리에 있으면서 내가 임영웅이 맞나 싶다.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는데, 울컥했다”며 초대형 공연에 대한 벅찬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임영웅은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따라따라’를 열창하며 동·서·남쪽 미니 무대를 누볐다. 무대에서 무대로 이동하며 팬들에게 손하트를 날리면서 얼굴을 고루 비췄다.

검은 가죽 재킷으로 갈아입고 ‘나만 믿어요’, ‘연애편지’,‘다시 만날 수 있을까’ 등을 열창한 임영웅은 이어 “2층에 계신 팬분들과 눈을 맞추고 싶다”면서 대형 무대 한켠에 마련한 열기구를 타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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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영웅이 25·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깃발을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물고기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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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에 오른 그는 2층 관객석에 앉아 있는 팬들을 바라보며 ‘사랑은 늘 도망가’, ‘사랑역’, ‘사랑해 진짜’를 흔들림 없이 불렀다. 임영웅을 태운 열기구가 공연장을 돌 때 어두워진 객석에서 응원봉 불빛이 ‘촛불의 바다’처럼 보이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임영웅은 이밖에 ‘바램’, ‘온기’, ‘모래 알갱이’ 등을 팬들과 함께 불렀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다음 달 공개할 임영웅 주연 단편 영화 ‘시월에’ 예고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3일 정도 밤새워가며 촬영했고 정말 재밌었다. 촬영을 위해 연기 수업도 받고, 열심히 연습해보고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고 소개했다.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비롯해 ‘아파트’, ‘남행열차’처럼 등 익숙한 곡들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더니 힙합곡 ‘두 오어 다이’, ’아비앙또’, ‘히어로’ 등으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레이저쇼를 비롯해 이어지는 불꽃놀이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앙코르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서울의 달’, ‘인생찬가’였다. 그야말로 노래와 공연, 각종 퍼포먼스 등으로 꽉 채운 3시간이었다.

이번 공연은 4만 7000여장씩 모두 9만 4000여장의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되고, 장당 11만~19만원짜리 티켓이 40만원에 거래될 정로로 인기를 끌었다. 솔로 가수로 이 공연장을 꽉 채운 건 2013년 싸이, 2017년 지드래곤에 이어 임영웅이 세 번째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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