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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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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 갇힌 김호중…주말엔 직접 조사 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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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변호인과 일정 조율 문제 등

경찰, 증거물 분석에 수사력 집중

세계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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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구속)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이 이번 주 중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넘기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김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바꿔치기 과정에서 김씨의 관여 정도를 살펴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적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26일 연합뉴스와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4일 구속돼 유치장 안에 있는 김씨를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주말 동안 압수물 등 증거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김씨 변호인과의 일정 조율 등의 문제로 주말 동안에는 그를 직접 조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내달 3일(다음 주 월요일)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두고 오는 31일(이번 주 금요일)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해 김씨를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Widmark·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것)을 활용,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는 것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직전 김씨를 상대로 한 마지막 소환 조사에서 김씨의 체중도 측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의 음주를 입증하기 위해 그의 걸음걸이도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채널A가 전했다. "평소에도 비틀거리며 걷는다"는 김씨 측 주장을 재반박할 계획이다.

경찰은 사고 직전 김씨가 비틀거리며 차에 타는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소주 3병을 마셨다는 주요 증거 중 하나로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술의 종류·양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달라질 텐데, 지금껏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정확한 음주량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특정한다는 것이다.

구속영장 신청 단계에서는 이 수치를 특정할 수 없어 음주운전 혐의는 빠졌다. 당시 경찰이 김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다.

경찰은 압수한 김씨 휴대전화를 분석, 운전자 바꿔치기를 비롯한 사고 은폐 과정에 그가 얼마나 관여했는지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사고 뒤 김씨 매니저인 30대 남성 A씨가 김씨의 옷을 대신 입고 경찰에 허위 자수를 했는데, 김씨가 매니저에게 직접 자기 옷을 벗어준 만큼 영장 단계에서 일단 김씨에게 범인도피방조 혐의는 적용된 상태다.

경찰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씨가 허위 자수를 부탁하거나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범인도피교사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형법상 방조범에 대해서는 정범보다 감경해 처벌하지만, 교사범의 경우 정범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

김씨는 사고 직후 직접 소속사의 다른 매니저급 직원 B(22)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로 자수해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B씨가 '겁이 난다'며 김씨 요구를 거부하면서 김씨 매니저 A씨가 직접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도 김씨가 주도적으로 나섰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경찰은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 2명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A씨에 대해서는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A씨가 김씨나 소속사의 압박에 못 이겨 허위 자수했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학교폭력 의혹을 폭로했던 유튜버를 살해하겠다는 예고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유튜버 '카라큘라'는 지난 24일 커뮤니티에 자신에 대한 살인 예고 글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글이 없어졌지만, 27일 경찰에 고소할 거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당 유튜버는 과거 김씨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했지만, 소속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한편 김씨 수사 대처를 한 현직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의 부적절한 대처가 오히려 일을 과도하게 키웠다는 지적이다. 해당 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삭제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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