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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韓·日 정상, ‘라인 사태’ 논의… 기시다, ‘네이버 퇴출설’ 부인 [한·중·일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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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분 매각 요구 아닌 것으로 이해”

기시다 “對日 투자 촉진 입장 안 변해”

수소·자원협력대화 신설 경협 강화도

中·日 회담선 대만 등 민감 현안 거론

기시다 “日 수산물 금수 즉시 철폐를”

환영 만찬, 교류·화합 중점 공연·전시

3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 민요 불러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후 10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열고 공급망 안정화 등 다양한 경제협력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에는 먼저 선긋기를 하며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자”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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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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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사태 정상 간 진화 공감대

윤 대통령은 26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1년 만에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50여분 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의제가 아니었던 라인야후 사태를 먼저 언급하며 일본의 지분 매각 요구를 반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 불변이라는 원칙하에서 이해되고 있다”며 이번 행정지도는 보안 사건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동안 일본 정부의 행정 지도가 사실상 네이버에 대한 지분 매각 요구로 받아들여진 것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일본의 메신저 라인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7월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지분 매각 논란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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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라인야후 계열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본사에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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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안정화, 경제협력 강화

양 정상은 회담에서 ‘수소협력대화’와 ‘자원협력대화’를 신설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내달 중순 양국은 새로 출범하는 한·일 수소협력대화를 통해 수소 관련 표준과 수소 에너지 규격, 정책 분야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내달 중순에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간 한·일 자원협력대화를 신설하고, 핵심 광물 등의 공급망 위기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양국의 미래세대 교류를 위해 출범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재단’은 협력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양 정상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대화를 거부하며 핵무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공유하고, 한·일,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셔틀외교 복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작년 3월, 12년만에 셔틀외교가 재개된 이후 1년 남짓한 기간 총리님과 제가 각각 두번씩 양국을 오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작년 3월 처음 대통령님과 회담을 가졌다. 세 봤는데 이번이 10번째 대면회담”이라며 “정상간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셔틀 외교를 지속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이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만남으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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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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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회담서 민감한 현안 논의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양자회담에서 지난해 8월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시작 이후 이루어진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즉시 철폐해달라고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중국군의 이른바 ‘대만 포위 훈련’ 등 중국의 군사 활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중국의 일본 주변 지역 군사 활동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설치한 부표를 즉시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현안에 관한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를 관리해 나가자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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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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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만찬서 3국 화합 공연

윤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총리, 리창 총리를 비롯한 3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만찬을 주재했다. 만찬에서는 3국의 교류·화합에 중점을 둔 공연과 전시가 진행됐다.

한·중·일 문화 예술인이 함께 참여했다.

만찬은 한·중·일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3국 정상의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로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를 부르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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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환영만찬에서 식전 공연을 마친 3국 어린이합창단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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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합창단은 2010년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당시 진행됐던 ‘한일중 미래 꿈나무 2020 타임캡슐 행사’를 소재로 한 공연도 했다. 2010년 당시 10살이었던 3국 어린이 2020명은 3국의 평화·번영·우정을 기원하며 타임캡슐을 묻은 바 있다. 이날 합창단원들은 타임캡슐 속 편지를 발견하고, 14년 전 약속에 대한 화답으로 한국 동요 ‘무지개 빛 하모니’를 노래했다.

조병욱·서필웅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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