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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기고] 국가브랜드 4.0시대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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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한국공공브랜드진흥원 원장 겸 한국외대 명예교수] 선진국을 꿈꾸는 개발도상국에 한국은 희망의 상징이다. 열강의 침략과 식민통치, 해방 후의 혼란과 전란을 겪은 한국은 그들에게 반전 드라마였고 비전이었다. 누군가의 희망의 상징이었던 한국이 최근 위기다. 코로나 펜데믹을 겪은 후 세계가 패권전쟁·종교전쟁 등으로 혼돈에 빠지면서다. 이제 갓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에게는 커다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데일리

우리가 세계 무대에서 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중추 국가 위상에 맞는 소프트파워 역량도 지금보다 키워야 한다. 한때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은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였다. 세계도 한국을 생각하면 ‘역동성’ 먼저 떠올렸다. 국가홍보의 효시였다. 긍정적인 국가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한 키워드였다.

지난 10여 년은 대외 홍보 부재의 시기였다. 전방위적인 국가홍보 전략과 실천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역동성은 우리를 대표하는 정체성이었다. 지난 70년간의 전쟁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속에서 우리는 역동적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역동성을 넘어 이제는 새로운 한국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갈지를 자문해야 한다. 단순히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아닌 직접 발굴한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를 묻기보다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 나라인지를 우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경제·안보력에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 있다. 객관적 수치로 세계 6위의 국력이다. 문제는 소프트파워다. 지난 2022년 국가이미지 조사에서 한국은 현대·대중문화 등 문화 콘텐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 등 다양성 지수가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높은 대중 문화적 영향력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이 우리나라의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일각에선 한국이 국제 관계 파트너로서 인식이 여전히 낮고, 글로벌 의제에 정부와 국민들이 소극적이라고 주장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뚜렷하고 명확한 국가이미지가 없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2000년 이후 오랜 기간 국가가 주도한 홍보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전시성 행사가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제 해외홍보 정책의 방향타를 돌려야 할 때다. 남북한 문제나 정치 외교적 이슈에서 벗어나 대중 문화나 문화콘텐츠, 최첨단 기술, 혁신, 안정 등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해외 무대에서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국민적 합의가 반영된 메시지를 발굴해 확산시켜야 한다.

오는 2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할 ‘디지털 대전환 시대, 해외홍보 추진계획’이 반가운 이유다.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가 해외홍보의 큰 틀과 방향을 설정한 최초의 계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야흐로 국가브랜드 4.0시대다. 다시 한번 해외홍보 전략 체계가 제대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정부 혼자 국제사회에 우리를 알리고 위상을 바로잡기는 힘들다. 민간 영역과 해외 전문가 등 체계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을 더 많이, 더 정확하게, 더 긍정적으로 알리기 위해 세계인과 함께 국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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