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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르포]"수출목표 1000억불로 상향"…전기차 부품부터 선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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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 수출 부두에 차량들이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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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오래 열어두면 안 돼요. 안에 온도가 바뀌면 안 됩니다."

충남 서산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 '코넥' 공장에는 IT(정보기술) 공정에서나 볼 법한 특별한 생산라인이 있다. 전기차 브래드 테슬라 모델3에 들어가는 좌우 기어박스 금형 공정이다.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항온 공정. 현장을 설명하는 관계자가 "문을 빨리 닫아야한다"며 취재진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조금만 온도가 달라져도 부품 변형이 일어나고 곧 주행소음으로 이어진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항상 23~24도(℃) 온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부품을 만든다.

원료 온도도 중요하다. 항온 시설에서 일정시간 보관한 뒤 작업을 시작하고 제품 규격의 오차는 30㎛(마이크로미터) 이내로 관리한다. 그럼에도 하루 생산하는 제품 1000개 중 불량품은 1~2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주요 부품사를 제치고 테슬라 미국공장에 연간 좌우 50만개씩 총 100만개의 기어박스를 공급하는 기술력이 느껴지는 장소다.

지난 23일 찾은 코넥은 현대·기아차와 테슬라 등에 차량용 금형 제품을 납품하는 주요 협력사다. 2016년 설립돼 제품을 생산했고 2019년 11월 모델3의 좌측 기어박스를 시작으로 이듬해 우측 기어박스까지 생산범위를 넓혔다. 이 회사는 '모델X'의 걸윙 도어 부품까지 전기차 일감을 따낸 데 이어 테슬라의 첫 화물차량 '사이버트럭'에도 제품을 공급한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완성차 업계에 발맞춰 전기차 부품업체로 성공적 변신을 했다. 코넥 관계자는 "테슬라와 협의를 시작한 지 122일만에 일감을 수주했다"며 "보통 10개월 이상 걸리는 부품납품 협의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진행하면서 빠른 시간에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빠른 시간 정확한 규격의 제품을 개발해 IT기업으로의 테슬라의 신뢰를 따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술력과 제품생산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빠른 개발과 양산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테슬라와 현대기아차 등 친환경차 부품 매출 비중이 80%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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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충남 서산 소재 자동차 부품회사 '코넥'의 항온생산시설에서 회사 관계자가 공정을 설명 중이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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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반도체 공정서 만드는 전기차 부품, 자동화 조립거쳐 수출선까지…"올해 1000억불 수출"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곳에선 현대기아차의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파워모듈을 생산한다. 파워모듈은 전기차 등의 배터리와 모터 사이에서 직류-교류 전환을 담당해 전기차 전비를 판가름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전량 해외 제품에 의존해오던 파워모듈을 직접 생산해 대체해 나가는 중이다.

공정을 돌아보기 전 필수로 방진복을 덧입고 방진화로 갈아신어야 한다. 조그만한 먼지도 제품의 불량으로 이어지는, 준(準) 반도체 시설에서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 작업자 역시 공정마다 신발의 먼지를 확인하는 발자국 모양 검사기기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년전 파워모듈을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전륜 구동에 들어가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현재 출력이 커야하는 후륜은 생산 리스크 분산차원에서 독일계 제품을 사용하지만 (적용을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선 그랜저와 소나타, 아이오닉6의 제품생산이 한창이다. 철판을 규격대로 자르는 공정을 시작으로 차종별로 2만~3만여개 부품이 자동화 공정을 거쳐 완성차로 탄생하는 작업이다. 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차량을 생산하는 혼류생산이 이뤄지는 이곳에선 전기차 아이오닉6를 위한 별도의 배터리 조립공정이 이뤄진다.

라인에 전기차 식별을 위한 '파란색' 커버를 씌운 아이오닉6 모델이 위치하면 배터리를 조립한다. 미세한 오차도 막기 위해 조립 전 레이저 포인트를 비춰 자리를 잡고 두단계에 걸쳐 로봇이 나사를 돌린다. 이후에는 작업자가 맨눈으로 하부를 확인하고 한번더 조립을 마무리한다. 완성한 차량은 인근 평택항의 수출선에 선적돼 유럽 등 전략시장으로 향한다.

전기차 수출현장을 찾은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올해 자동차 수출목표를 완성차 750억달러, 부품 234억달러 등 총 984억달러로 잡았으나 수출이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1000억달러(완성차 760억달러, 부품 240억달러)로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4월까지 차량 수출이 이전 기록을 경신하며 반도체와 함께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며 "전체 7000억달러 수출 목표도 도적적인 목표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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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24일 충남 아산 현대차 아산공장을 찾아 아이오닉6 등 차량 조립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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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아산(충남)·평택(경기)=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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