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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美 '채권왕', 감세 외치는 트럼프 경고...美 국채에 "파괴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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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채권왕 빌 그로스, 트럼프 재선 가능성에 경고
감세 주장하는 트럼프, 채권 시장에 "더욱 파괴적"
美 재정 적자 심각한 상황...빚 늘리면 美 국채 시세 하락 막을 수 없어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창업자.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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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제 투자 업계에서 ‘채권왕’으로 불렸던 투자가 빌 그로스가 올해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경계하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 정부의 재정 적자가 이미 심각하다며 트럼프의 감세 및 지출 확대가 미 국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채권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지난 1971년에 미국의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를 공동 창업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채권 펀드 ‘토탈리턴펀드’를 운영해 채권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로스는 26일(현지시간)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언급했다. 미 투자사 재너스 캐피털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하다 2019년 은퇴한 그는 현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수 조달러의 미 정부 적자에 책임이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은 더욱 파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8%에 달했다. 이는 2022년(4.1%)의 2배 가까운 비율이다. 앞서 그로스는 토탈리턴펀드를 운용하면서 채권 이자 수익뿐만 아니라 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 방식을 사용했다. 그는 이달 2일 기고문에서 자신이 토탈리턴펀드를 공격적으로 운용했던 1980년대와 비교할 경우, 현재 미 정부의 국채 공급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채 만기가 매우 길어졌으며 가격 역시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예전에 썼던 전략이 지금은 죽었다면서 정부가 자꾸 국채를 찍어내게 만드는 “재정 적자가 범인”이라고 밝혔다. 그로스는 “연간 2조달러(약 2729조원)의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로스는 26일 미 정부의 심각한 적자를 지적한 뒤 "트럼프의 공약들은 지속적인 감세와 더 지출이 많은 것들을 옹호하기 때문에 더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7년 재임 당시 2025년까지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7%로 인하하고, 법인세 최고세율 또한 35%에서 21%로 낮추는 임시 감세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감세를 통한 소비 촉진을 강조하면서도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동맹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미국을 이용했다며 감세로 인해 모자란 돈을 외국에서 받겠다는 논리를 펼쳤다. 미국 매체들은 지난 1월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가 2025년 만료되는 임시 감세를 영구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초당파 비영리 기구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의 계획이 실행되면 향후 10년 동안 4조달러(약 5400조원)의 세수가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트럼프는 지난 2022년에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속적으로 바이든 정부의 높은 물가상승률과 고금리를 공격했다. 트럼프는 적어도 자신이 재임한 시절에는 미 경제와 증시가 호황이었다며 자신이 바이든보다 경제를 잘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FT는 그로스의 평가가 트럼프의 주장과 반대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로스는 이번 인터뷰에서 미 증시를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투자자들이 “전망을 낮춰야 한다”며 지난해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4%의 수익률을 냈다고 해서 그런 상황이 무한정 반복되길 기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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