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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조지아서 '언론·NGO 통제' 외국대리인법 두고 대통령-총리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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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법' 두고 친EU 대통령·친러 총리 충돌

대통령 "러시아 망령 엄습…유럽과 협력해야"

총리 "대통령 배신에도 정부 단합 덕에 평화"

뉴시스

[트빌리시=AP/뉴시스]이라클리 코바키제(왼쪽부터) 조지아 총리와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수도 트빌리시에서 열린 독립 106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연단을 나서고 있다.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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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조지아에서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통제 논란을 빚은 외국대리인법을 놓고 대통령과 총리가 충돌했다.

27일(현지시각) AP에 따르면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전날 수도 트빌리시에서 열린 독립 106주년 기념식에서 "러시아의 망령이 우리를 엄습하는 가운데 유럽과의 동반자관계와 화해는 우리의 독립과 평화를 수호·강화할 진정한 길"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 길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자는 우리나라의 평화롭고 안전한 미래를 짓밟고 훼손해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온전한 구성원이 되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친(親)러시아 성향 여당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를 직격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라클리 코바키제 조지아 총리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의 배신 등 실존적 위협과 여러 배신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조지아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과 선출된 정부의 단합과 합리적인 조치 덕분이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날은 1918년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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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AP/뉴시스]한 시위자가 26일(현지시각)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중심지에서 독립 106주년 기념식을 기념하고 외국대리인법에 반대하는 야당의 시위 중에 유럽연합(EU)기를 펼치고 있다.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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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트빌리시 거리를 따라 행진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지난 18일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해당 법안이 친러시아적, 반(反)헌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을 무력화할 의석을 가진 여당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는 미국이 자국을 향한 무역 접근성 향상, 비자 제도 자유화, 대(對)러시아 안보 지원 등을 보장하면 외국대리인법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지난 2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조지아 민주주의 훼손에 책임이 있는 인사에 여행 제한 조치를 부과하면서 "조지아 지도자가 이 법안을 재고하고 자국의 민주주의와 유럽 대서양에 가까워지려는 열망을 진전하려는 조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기타 비영리단체가 해외로부터 자금의 20% 이상을 받으면 '외국 세력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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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AP/뉴시스]한 시위자가 26일(현지시각)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중심지에서 독립 106주년 기념식을 기념하고 외국대리인법에 반대하는 야당의 시위 중에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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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법안이 자국의 정치에 해로운 외국의 영향력을 막고 불특정 외국 행위자가 조지아의 정치를 불안정화하려는 시도를 막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야당은 이 법안을 러시아 법이라고 비난해 왔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에 비판적인 독립 언론 매체, 비영리 단체, 활동가를 단속하기 위해 유사한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이 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조지아를 휩쓸었다.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는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법안을 의회에서 가결 처리했다.

일부 여론조사는 조지아 인구 80% 이상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와 결별을 원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EU는 해당 법안이 기구에 가입하려는 조지아의 행보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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