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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타봤더니]"남들이 포기한 곳에서 시작한다"…벤틀리가 선사하는 '퀄리티의 끝' [Car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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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컨티넨탈 GT' & '벤테이가' 시승기
한국일보

시승 중인 벤틀리 컨티넨탈 GT와 벤테이가 모습. 벤틀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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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포기한 곳에서 시작한다(We start where others stop)


벤틀리가 럭셔리 영역을 개척해 온 철학을 담은 한마디다. 대중 완성차 브랜드들이 '포기'하는 건 원가다. 원가를 낮추면서 적당한 고급감을 유지하고 안락한 주행감과 문제없는 제동 성능을 갖추려 한다. 반면 벤틀리는 자동차의 모든 영역에서 '원가에 집착하지 않고 퀄리티의 끝'을 지향한다.






혹시 모를 '불쾌함'도 싹 지운 게 럭셔리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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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컨티넨탈 GT 아주르와 벤테이가 S. 벤틀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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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벤틀리의 대표 라인업 '컨티넨탈 GT'와 '벤테이가'를 시승한 후 가장 먼저 든 느낌은 '상쾌하다'였다. 도심, 산악 와인딩, 국도, 고속도로 등 다양한 환경이 섞인 시승코스(서울 강남~경기 가평)를 세 시간 가까이 달린 뒤 오히려 몸이 가뿐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동시에 대중 브랜드 차량을 타면서 '불쾌한 점들'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럭셔리 완성차는 통상적으로 모를 수도 있는 불쾌함마저도 싹 다 없애는 영역까지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벤틀리는 이런 영역을 직접 즐기는 '오너 드리븐(Owner Driven)' 취향을 가진 이들이 3억 원 중후반대를 가볍게 오가는 가격도 기꺼이 지불하는 브랜드다. 컨티넨탈 GT 가격은 트림별로 3억4,230만 원(S), 3억5,930만 원(아주르), 3억9,560만 원(뮬리너)이다. 벤테이가는 3억750만 원(S)과 3억1,760만 원(아주르)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벤틀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사용하는 건 브랜드에 대한 실례에 가깝다.

오감 만족하게 하는 그랜드투어러의 최고봉 '컨티넨탈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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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컨티넨탈 GT 아주르 실내 모습. 벤틀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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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넨탈 GT는 벤틀리가 2003년 출시 후 21년 동안 갈고닦아 온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라인이다. 장거리 여행을 소화할 수 있는 그랜드 투어러답게 실내 인테리어가 주는 안락함은 중요하다. 운전석 시트는 상처가 없는 소가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단순히 몸을 지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운전자의 몸을 편하게 감싼다. 특히 장인의 바느질과 고급 가죽이 조화를 이뤄 만든 핸들은 손을 올려둔 시간이 지나는 게 아까울 정도다.

귀마저 즐거웠다. 벤틀리는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네임(Naim)에서 제작한 전용 오디오 시스템 '네임 포 벤틀리'를 사용한다. 2,200W 앰프와 18개의 맞춤형 스피커가 온몸으로 노래를 듣는 콘서트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어폰으로는 구현되지 않던 미세한 악기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컨티넨탈 GT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서면 굳이 별도로 개인 음향실을 둘 필요가 없다.

최고 출력 550마력을 발휘하는 4.0리터(L) V8 트윈 터보 엔진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 단 4초다. 한적한 직선 주로에서 안정적으로 고속 주행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일상 주행에서도 빛을 내도록 설정돼 있어 반갑다. 시내 주행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낮은 속도를 유지할 때 비슷한 가격대의 슈퍼카와 달리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민감하게 다루지 않아도 돼 스트레스가 적다. 복잡한 시내를 거칠 수밖에 없는 국내에서 가장 럭셔리하고 편한 그랜드 투어를 떠나고 싶다면 컨티넨탈 GT가 답이지 않을까 싶다.

SUV니까 롤링은 어쩔 수 없다? 벤테이가 "타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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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컨티넨탈 GT S, 벤테이가 S. 벤틀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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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이가는 벤틀리가 2015년 내놓은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전형적인 SUV 형태를 가지면서도 넓고 두툼한 면을 부담스럽지 않은 곡선으로 감싸는 벤틀리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82개의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으로 구성하고 크리스털 컷 방식으로 마감한 특유의 타원형 헤드램프로 벤틀리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인테리어는 컨티넨탈 GT와 같이 최고급 소재로 가득 채웠다.

벤테이가를 운전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차량이 롤링(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에 적극 개입한다는 점이다. "SUV니까 어느 정도의 롤링은 어쩔 수 없다"는 타협은 없다. 운전자가 롤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순간을 마주치지 않게 하겠다는 단호함이 느껴진다. 실제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의 내리막에서는 핸들, 브레이크, 롤링 억제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최상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벤테이가의 모든 라인업에는 컨티넨탈 GT처럼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 있다. 노면의 거친 부분은 에어 서스펜션을 거치면서 걸러진다. 요철 구간을 지날 때는 차체에서 상하 운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SUV인 벤테이가에서도 컨티넨탈 GT에 버금가는 편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가평=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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