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땅콩 싫으면 비행기서 내려” 영국판 ‘땅콩항공’ 사태…무슨 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신문

선익스프레스 항공기. 기사와 직접 관계없음. 선익스프레스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BBC 기상캐스터인 조지 팔머(49)가 딸의 알레르기 때문에 다른 승객에게 땅콩을 먹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가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팔머가 남편 닉 솔롬(48), 딸 애니(14)와 로지(12)와 함께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튀르키예 달라만으로 가는 선익스프레스 항공편에 탔다가 쫓겨난 사연을 26일 보도했다.

로지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어 팔머는 주변 승객들에게 땅콩을 먹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승객들은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기장이 화를 내며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가족들을 쫓아냈다는 게 팔머의 주장이다.

팔머는 “우리가 받은 대우는 역겨웠다”면서 “내가 다른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장이 조종석에서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는 너무나 화가 나 있었고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말했다”고 했다. 팔머는 “로지가 (알레르기 때문에) 땅콩과 직접 접촉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기내에서 땅콩을 먹었다면 죽었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그 비행기에 탔던 모든 승객이 훌륭했지만 항공사 직원들은 누구도 동정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식품기준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는 식품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성인이 240만명에 달한다. 영국의 식품 알레르기 자선 단체인 나타샤 알레르기 연구 재단의 공동 설립자 나딤 에드난-라페루즈는 “식품 알레르기는 질병이며 비행기에 탑승한 이 가족의 경험은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항공사는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다시 세우고 정책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가족들이 비행기에서 겪는 끔찍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전세계적으로 식품 알레르기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20년 넘게 BBC 기상캐스터로 일하는 조지 팔머. BBC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팔머는 “로지는 이 일로 인해 끔찍한 상태에 있다”면서 항공편을 바꾸는 등의 추가 비용으로 5000파운드(약 870만원)를 더 썼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다음날 다른 항공편을 타고 휴양지로 향했고, 해당 항공사의 승무원들은 팔머의 요청에 따라 ‘기내에서 땅콩 봉지를 개봉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이에 대해 선익스프레스는 “승객이 가족 중 한 명이 심각한 땅콩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으니 다른 승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내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환경을 보장할 수 없고, 다른 승객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포함된 식품을 반입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서 “이런 종류의 방송은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선익스프레스는 이어 “해당 승객이 기내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땅콩을 섭취하면 안 된다고 고집스럽게 행동해서 기장이 이 가족이 항공편에 탑승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실을 설명하자 이 승객이 승무원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며 조종석에 접근하려고 시도했고, 안전 보장을 위해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솔롬은 “승무원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류재민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