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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청년층, 물가·고금리 타격 동시에? 한은 "최근 물가상승률, 10년 전 두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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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2021년부터 최근까지 40개월 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누적치가 2010년대 평균의 두 배 이상 수준에 달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로 인한 소비 위축 효과는 4%포인트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경제적 취약 계층인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물가 상승 타격을 크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서도 저연령층은 물가로 인한 손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입은 계층이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 '고물가와 소비-가계의 소비바스켓과 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인 영향을 중심으로'를 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40개월 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12.8%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대 동일 기간의 평균인 5.5%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서비스 물가 상승세보다 상품 물가 상승세가 더 거셌다. 최근 40개월 간 상품 물가 상승률은 15.8퍼센트(%)로 2010년대 평균인 5.5%의 세 배가 넘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 물가상승률은 2010년대 평균이 5.6%, 최근 40개월은 10.3%로 두 배 이하의 차이가 나타났다.

최근 물가 상승세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 병목 등으로 인한 공급 충격이 주도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은은 "공급 충격으로 인해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재화 소비가 감소하여 물가와 소비간 뚜렷한 역(-)의 관계를 형성했다"며 "최근 들어 공급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상품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하고 재화 소비 부진도 완화 조짐이 보이나, 여전히 물가는 과거에 비해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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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 '고물가와 소비-가계의 소비바스켓과 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인 영향을 중심으로'를 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40개월 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12.8%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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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충격은 특히 고령층과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한은이 가계 소비 품목을 고려해 실효 물가상승률을 연령/소득별로 나눠본 결과, 60대 이상의 체감 누적 물가상승률은 16.0%로 저연령층(14.2%) 체감 수준을 웃돌았다. 한은은 "이들(고령층)의 소비 바스켓에 그간 물가가 크게 상승한 음식료품과 에너지 등 필수품목 비중이 현저히 큰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소득분위별 누적 실효 물가상승률을 나눠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누적 실효 물가상승률은 15.5%로 5분위(14.2%)를 웃돌았다. 소득 대비 생필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분위가 커서 그에 따라 저소득층일수록 체감 물가 상승세가 더 거셌다.

자산/부채 보유 현황에 따라 고물가 추세에 따른 영향을 나눠 보면, 자산을 많이 보유한 가계일수록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

반면 주택 구매 등으로 인해 평균적으로 부채 비중이 큰 중장년층은 물가상승에 따라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 이익을 본 계층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 나눠 보면, 고령층과 30대 이하 청년층이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손해를 본 계층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고령층의 순명목포지션(NNP)이 높아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경향은 주요국에서 일반적"이지만 "부채를 많이 일으키는 청년층에서 NNP가 높은 점은(즉 손해를 입는 점은) 우리나라에서 이례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밝혔다.

그 원인으로 한은은 청년층이 전세보증금 형태로 명목자산을 보유한 경향이 주로 월세에 의존하는 주요국과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전세보증금이 금융자산인 만큼, 전세 세입자인 청년층도 물가 상승에 따라 자산가치 하락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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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최근의 고물가에 대응해 금리 인상이 이뤄짐에 따라 주로 45세 미만 저연령층이 물가로 인한 손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입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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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은 최근의 고물가에 대응해 금리 인상이 이뤄짐에 따라 주로 45세 미만 저연령층이 물가로 인한 손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입었다고 밝혔다.

통상 가계는 물가 상승으로 부정적 영향을 크게 입은 경우, 즉 금융자산 보유 비중이 클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소득 증가로 그 악영향이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부채 비중이 커서 물가 상승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익을 본 가계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대 부작용도 입어 영향이 상호 상쇄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면 한은은 "다만 일부 가계에서는 고물가·고금리 효과의 상호 완충작용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이 나타났다며 "전세보증금 자산(물가 손해)과 변동금리부 금융부채(금리 손해)를 동시에 보유한 가계는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 조사 결과, 이처럼 상호 부정적 영향이 컸던 계층은 주로 45세 미만의 저연령층이었다.

한은은 이 같은 물가 상승세가 소비를 상당 부분 억눌렀다고 밝혔다. 한은은 "거시모형을 통해 정량적으로 물가상승의 소비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1~2022년 중 물가상승 충격으로 인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2020년 4분기 대비 누적 4%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2021~2022년 민간소비 누적 증가율은 9.4%였다.

아울러 한은은 "그로 인해 팬데믹 이후 빠르게 진행되도 소비회복 모멘텀이 상당히 약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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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다만 일부 가계에서는 고물가·고금리 효과의 상호 완충작용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이 나타났다며 "전세보증금 자산(물가 손해)과 변동금리부 금융부채(금리 손해)를 동시에 보유한 가계는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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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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