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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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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군장 가볍다, 책 더 넣어”...얼차려 사망 훈련병, 근육까지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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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송 병원에 신장투석기 없어
68km 거리 강릉아산병원 이송


매일경제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는 모습.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사진 제공=연합뉴스]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던 중 쓰러져 이틀 만에 사망한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또한 훈련 당시 24kg 안팎에 달하는 군장을 메고 연병장 내 선착순 달리기를 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군 수사당국은 “해당 부대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게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민간 경찰로 사건을 28일 이첩했다.

사건 당일인 23일 오후 이 훈련병은 완전 군장을 한 채 보행-구보-팔굽혀펴기 등이 반복되는 훈련을 받았다. 이 군기훈련은 약 300m 길이 연병장 한 바퀴를 돌아 선착순 달리기로 이어졌다. 이는 육군의 군기훈련 규정에 없는 훈련이다. 이 훈련병은 동료 5명과 함께 선착순 달리기를 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동아일보에 따르면 훈련 현장에서 전투화 등 필수 물품으로 채워진 군장 내에 빈 공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조교들 지시로 책 여러 권을 넣어 군장을 더 무겁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병은 쓰러진 뒤 다리가 시퍼렇게 변하고 진한 갈색 소변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된 속초의료원에서는 훈련병이 횡문근(横紋筋)융해증과 열사병 증상이 의심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부전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하지만 속초의료원은 신장투석기가 없어 치료가 불가능해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틀 만에 숨졌다. 두 곳의 거리는 68km에 달한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숨진 훈련병의 사인이 ‘패혈성 쇼크’로 추정된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훈련병이 민간병원으로 이송된 당시 의식이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열은 40.5도까지 올랐고 분당 호흡수는 50회로 정상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했다”며 “병원에서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았고 신장투석까지 했지만 패혈성 쇼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훈련 현장에는 초기엔 부중대장이 있었고, 중대장은 훈련 중간에 합류해 훈련을 지시·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중대장 등 2인이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 다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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