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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사건 수사팀 유임…인사 잡음 지우고 수사 속도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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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의도' 의구심 차단…이창수 지검장도 유임 요청

명품 가방·도이치 사건, 납득할 수사 결과 내놓는 게 관건

연합뉴스

어린이 환영단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UAE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서울 삼광초등학교 어린이 환영단과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2024.5.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권희원 이도흔 기자 =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부장검사들이 유임되면서 검찰로서는 앞선 검사장 인사에서 불거진 잡음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수사 동력을 이어갈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29일 고검 검사급 검사 51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발표했는데, 서울중앙지검 김승호 형사1부장과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은 유임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2∼8부장, 반부패 수사 1·3부장, 공정거래조사부장, 강력범죄수사부장, 공공 수사 1∼3부장 등 주요 보직자들이 대부분 교체되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지켰다.

형사1부와 반부패수사2부가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각각 수사 중인 만큼 수사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과 최 부장은 지난해 9월 부임해 근무 기간이 1년을 넘기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도 대검찰청에 이들의 유임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3일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검사 등 지휘 라인을 모두 교체했는데,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김 여사 수사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방탄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인사 시기를 늦춰달라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검찰청과 법무부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 사건 실무를 담당하는 중간 간부마저 교체되면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것은 물론 대검찰청과 법무부 간 갈등이 더욱 표면화할 수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었다.

수사 의지와 정치 중립성이 의심받고 야권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에 명분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었기에 이번 후속 인사에 특히 관심이 쏠렸다.

'부장검사 교체 가능성'이란 변수가 해소된 만큼 김 여사 사건 수사팀으로서는 다시 수사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에는) 주임 검사나 주임 부장이 중요한데 유임한 것은 이 총장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임 1·4차장검사가 특별히 정치적 편향이 있는 분들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요즘은 부장검사가 사실상 주임 검사인데 부장을 바꾸면 완전히 수사팀을 갈아버리는 셈이 된다"며 "여러 억측이 난무하고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올 수 있어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지금 부장검사를 빼면 명분도 부족하고 욕을 먹지 않겠느냐"며 "신임 박승환 1차장검사가 (사건 수사를) 잘 조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는 열쇠는 수사 과정과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오는 30일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31일 최재영 목사를 잇달아 소환할 예정인데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김 여사 소환 여부와 방식 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검찰로서는 납득할 만한 수사 절차를 거쳐 신뢰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8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관련자들의 항소심 재판 결과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게 검찰 입장이지만, 야권이 특검 추진을 예고한 것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깊은 조상원 신임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윤석열 키즈'로 평가된다는 점도 신뢰도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형사1부와 반부패수사2부가 각각 수사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외유성 인도 출장 의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과 야권에 대한 수사를 골고루 추진함으로써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전주지검에서 이창수 지검장 지휘하에 문 전 대통령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던 이승학 부장검사가 이번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발탁된 점도 시선을 끈다.

그간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 부임 이후 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전주지검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박영진 신임 전주지검장이 수사 의지를 피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송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이 지검장과 이 부장검사가 다시 손발을 맞추는 만큼, 새로운 중요 사건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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