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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갈팡질팡에 유럽·중동 확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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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중동에서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이 확전 기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방어 명목'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면서 대규모 사상자를 내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요청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도 이날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면서 미국·영국·프랑스와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복수의 미국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를 방어하는 목적에 한해 미국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반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 무기 사용을 전면 금지했던 미국이 원칙을 바꾼 중대한 변화다. 이번 방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공세에 나서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나토 회원국들은 서방 지원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방안을 허용할 것을 지속적으로 미국에 압박해왔다.

미국의 기류 변화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국경 인근 러시아 인프라스트럭처를 미국 무기로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장거리 미사일을 동원해 러시아 영토 중심을 공격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의 민간 시설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군은 '비례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8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자지구에서도 전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비호 속에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 지상전을 비롯해 이집트 국경 지역까지 장악하며 전투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는 3만6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미국 국무부 내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며 20여 명이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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