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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지지율 20%대 기시다… 도쿄도 선거에 정권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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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지지율 바닥
내달 도쿄도 지사 선거 후보조차 못내
선거 ‘렌호 vs 고이케’ 女 대결 구도로
‘자민당 저격수’ 렌호 출마 입헌민주당
중의원·시즈오카현 이어 연승 자신감
자민당, ‘극우’ 고이케 외 선택지 없어
고이케 선거 패배땐 기시다 퇴진 위기


파이낸셜뉴스

렌호 입헌민주당 참의원. 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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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퇴진 수준'인 20%대에서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7월 7일 수도 도쿄의 새 수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6월 정기국회 종료 이후 열리는 도쿄도 지사 선거가 민심을 확인하는 최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입헌민주당 렌호 참의원이 '반 자민당, 비 고이케'를 외치며 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현직인 고이케 유리코 지사도 조만간 3선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 비자금 스캔들로 지지율이 바닥인 집권 자민당은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女 도쿄 수장 또 나온다

2일 일본 정치권에 따르면 렌호 의원과 고이케 지사는 모두 국회의원과 각료 경험이 있는 유력 여성 정치인이다.

렌호 의원은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에서 활동했다.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에 오래 몸 담았다가 탈당해 무소속인 신분이다. 이번 도쿄도 지사 선거는 여성 정치인이 드문 일본 정계에서 보기 드문 매치라는 평가다.

렌호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으로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광고 모델, TV 앵커 출신으로 화려한 외모로 주목받은 케이스다. 민주당 집권 당시 행정쇄신담당상을 지냈으며 국회에서 '자민당 저격수'로 명성을 얻었다.

렌호 의원은 지난달 27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도 지사 선거에 반 자민당, 비 고이케 정치 자세로 임하고 싶다"며 명확한 노선을 제시했다.

입헌민주당은 4월 치러진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데 이어 5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서도 자민당에 완승했다. 입헌민주당은 ‘이제 선거에서 자민당에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크게 오른 상태다.

렌호 의원은 "자민당의 정치 비자금 문제에 대응해 중의원 보궐선거, 시즈오카 지사 선거 등 최근 세차례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며 "국민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고이케는 자민당의 정권 연장에 도움이 되는 행정을 하고 있다. 낡은 정치와 단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렌호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에서 ‘반 자민당’ 자세를 강조했다"면서 "여야 대결 구도가 명확해질 우려가 있어 자민당이 선뜻 고이케 지사를 지지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9선 의원 출신인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 소속으로 환경상, 방위상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자민당 총재(총리) 선거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의 반대파를 자처했다가 당내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탈당했다. 2016년 도지사에 당선됐고 4년 후 재선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29일 열린 도쿄도 의회 정례회의에서 고이케 지사가 3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이케 지사는 선거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코로나19 대책, 도쿄올림픽 등 임기 8년간 자신의 성과에 대해 강조했다. 고이케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도쿄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간접적인 발언을 하면서 적절한 출마 선언 시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민심은 ‘나락’… "이번에 지면 끝"

후보를 내지 못한 자민당은 한 때 한 배를 탔고 극우 성향이 짙은 고이케를 밀어주겠다는 분위기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 내에서 고이케 지사를 지지하는 ‘스텔스 작전’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드러나지 않게 물밑에서 고이케의 당선을 돕자는 것이다. 고이케 지사 지지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지만 보수 정치인인 고이케 지사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게 자민당 내부의 중론이다.

자민당은 정치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해 연말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 등이 정치자금 모금회에서 각 의원에게 1장에 2만엔(약 18만원)인 파티권을 많게는 수백장씩 할당해 판매하도록 했고, 판매한 초과분을 기록 없이 각 의원에게 돌려줘 뒷돈 논란이 일었다.

이 여파로 자민당은 4월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기존에 보유했던 의석 3석을 모두 입헌민주당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5월에는 시즈오카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패하면서 민심을 재확인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수개월째 퇴진 수준인 20%대에 머무르고 있다.

마이니치는 "자민당은 도쿄도 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고이케 지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렌호 의원 출마로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자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만일 (자민당 지지를 받은) 고이케 지사가 렌호 의원에게 진다면 기시다 정권은 끝"이라고 지적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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