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허위 증거와 증언을 내세워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올해 1월 학생의 보호자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현재 가정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다.

중등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가 지난해 맡았던 반 학생의 이모와 어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학교 측에 A씨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학생 측이 국민신문고에 올린 30쪽의 민원 내용을 보고 모욕감·모멸감을 느꼈고, 두통과 현기증, 급성 대인기피증이 생겨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담임교사 업무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이 피해 교사에게 보낸 메시지. 중등교사노조 제공

중등교사노조는 “피해교사는 학생 보호자의 신고 이후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모함과 거짓에 이리저리 찢겨 마음이 너덜너덜해지고 수치심이 더해졌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국민신문고 민원 내용을 토대로 A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고,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열린 교권보호위원회에서 학부모 교권침해 결정을 받았으나 학부모는 또다시 경찰에 A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학부모 측은 A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증거로 다른 학생들의 증언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중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증언을 했던 학생은 결국 A씨에게 ”친구 말만 듣고 믿고 진술서를 썼다. 잘 알지 못하고 말한 것”이라며 사과하고, 아동학대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작성했다.

실제 한 학생이 최근 검찰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는 ”생일파티인줄 알고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선물을 사서 갔는데 미리 상의가 없었던 인터뷰를 하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인터뷰에 당황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리고 혼자 하지 않는다면 왕따가 될까 봐 인터뷰에 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학생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인터뷰를 해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들어버렸다. 선생님께 닥칠 위기는 생각하지 않고 얘기했다”며 “지금이라도 선생님이 더이상 곤란한 일이 없고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도 썼다.

다만 A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학부모는 “친구의 허위 증언은 없었다”며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학부모는 “친구가 허위 증언을 한 것이 아니다. 진술 내용은 사실“이라며 “담임교사가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연락해 ‘너희로 인해 선생님이 많이 아프다’고 해 문자메세지와 사실확인서를 받았다. 아이가 교사에게 사과한 것은 허위증언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선생님이 이 일로 몸이 아프고 난처해졌다고 하니 사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부모는 “아이는 지난해 4월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A씨에게 불려가 폭언 등에 시달렸다”며 “A씨가 자신의 행위를 부정하고 말이 통하지 않아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으나 우리를 교권침해로 신고해 더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등교사노조는 “학생 보호자 등에 의한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의 특징은 결국 무혐의로 판결이 나더라도 피신고자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씻을 수 없는 고통에 처하게 되지만, 신고자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의 위협에서 고통받고 있는 전국 교사들의 상황을 알리고 법령과 제도 개선을 통해 공교육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끝까지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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