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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尹 “영일만에 140억배럴 석유-가스, 연말 탐사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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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정 브리핑서 직접 발표

“석유 4년-천연가스 29년 사용량

내년 상반기까지는 결과 나올것”

정부 안팎 “개발 성공률 20% 정도”

동아일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깜짝 국정 브리핑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브리핑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윤 대통령 오른쪽)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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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올해 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특정 현안을 주제로 직접 국정 브리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어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며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에 대해선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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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정부는 “석유와 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한국이 이번 유전 개발이 성공할 경우 실질적인 산유국 반열에 오르고 에너지 수급도 크게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석유 탐사의 성공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포항 영일만 지역은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곳이지만 실제 원유가 발견되진 않은 곳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개발 성공률에 대해 “우리가 받은 자료에는 20% 정도로 나왔다”고 밝혔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물리탐사만 진행한 것으로 그 안에 실제 석유가 있는지는 시추를 해봐야 안다”며 “세계적으로 석유 탐사 성공률이 20% 안팎이고 탐사가 돼도 양이 적어서 개발 안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일 경험이 많은 분석평가 기업이 20%라는 결과를 낸 것”이라며 “보통은 성공률이 5%만 돼도 시추를 진행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치라고 본다. 기술 분석이 안 됐을 때와는 다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영일만 매장가치 2200조… 천연가스 29년-석유 4년 쓸 규모”


[“영일만에 최대 140억 배럴 석유-가스”]
정부, 올해말 탐사 시추 시작
“18년 생산한 동해 가스전의 300배… 이번 세기 최대 가이아나보다 많아
경제성 확인땐 2035년경 본격 생산”… 韓 EEZ 위치해 국제협상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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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의 남쪽에 위치한 동해-1 가스전. 국내 최초로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천연 가스를 생산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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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일 밝힌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의 석유·가스 탐사자원량(최대 140억 배럴)은 1998년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 규모의 300배가 넘는다. 현재 이 지역에 석유·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물리 탐사를 마친 단계로 정부는 앞으로 직접 탐사 시추를 통해 부존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시추를 통해 확인되는 양도 실제로 140억 배럴이라면 천연가스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29년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다.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035년경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고 남는 물량은 해외에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 “한국 전체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추정”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전의 매장 가치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총을 약 440조 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 2200조 원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안 장관은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약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보이며 4분의 3이 가스, 4분의 1이 석유로 추정된다”고 했다. 정부가 밝힌 예상 매장량은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다. 가스 3억2000만∼12억9000만 t, 석유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을 석유로 환산한 수치다. 석유·가스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 지역은 영일만에서 38∼100km 떨어진 넓은 범위에 분포돼 있다. 동해 가스전보다 북쪽에 있는 해역이다.

안 장관은 “이번 세기 최대 규모라고 하는 가이아나 앞바다에서 나온 전체 매장량이 110억 배럴 정도인 것으로 확정됐다”며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140억 배럴 정도까지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잠재 가능성만 보면 막대한 분량”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의 액트지오사로부터 받은 탐사 자료 평가 결과를 국내외 전문가에게 별도로 자문하는 등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권역은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서 시추 작업을 위해 국제 협상을 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가스전의 깊이가 1km 이상으로 깊은 심해(深海)여서 발견되더라도 생산에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 올 12월 시추 시작, 상업 생산은 2035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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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 개발은 크게 △지진파 등을 동원해 석유·가스의 부존 가능성을 파악하는 물리 탐사 △유망 구조(석유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 도출 △탐사 시추 △경제성 확인 △개발 및 생산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현재는 영일만 인근 해역에 석유·가스의 유망 구조가 있다는 것만 확인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 말에 이 지역에 탐사 시추공을 뚫고 석유·가스의 실제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첫 시추의 최종적인 작업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석유·가스의 존재가 확인되면 경제성 평가를 거치고, 채산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027년이나 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을 개시할 예정이다. 석유·가스의 생산 기간은 약 30년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추가 탐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탐사를 진행한 지역은 전체 광권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넓혀가면서 성공 확률을 높여가겠다”라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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