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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카라, 이번엔 차명계좌 입금 논란…대표 “사실무근” 반박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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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대표, 후원금 부정 운영 숨기려 동물 폭행 직원 감싸” 주장

카라 전 활동가 “카라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라 정상화하려는 것”

“이미 소명된 내용” “회견 내용 모두 허위” 반박도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카라 직원의 동물 상습 폭행 논란에 이어 이번엔 전진경 카라 대표가 후원금 부정운영을 숨기기 위해 동물을 상습 폭행해온 직원을 감싸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라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맞섰다.

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노조)와 카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 5개 단체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대표가 이모 입양총괄국장의 동물 폭행을 덮어준 것은 후원금을 부정하게 운영하는 특수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며 전 대표의 사과와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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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와 카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 5개 단체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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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공대위가 주장하는 부정 사용 내용은 2가지다. 먼저 카라가 2020년부터 4년간 구조 동물 해외입양 과정에서 사단법인 케이케이나인레스큐(KK9R)에 입양진행비, 의료비 등 명목으로 3억여원을 보냈는데 이 중 약 2억5000만원이 KK9R 법인이나 대표가 아닌 다른 개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돼 카라가 KK9R 법인의 탈세에 가담해왔다는 것이다.

노조 등은 이 국장이 KK9R 관련 지출 결의서 승인자 중 한 사람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전 대표가 이 국장의 동물 폭행 사실을 감추려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이 국장이 약 10년간 동물을 폭행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카라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카라 노조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이선민 변호사는 “KK9R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차명계좌를 사용한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이자 조세포탈을 위한 고의적 행위로 강하게 의심된다”며 “KK9R의 장기간 불법행위가 가능했던 건 카라가 이를 묵인하고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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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김소리 변호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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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K9R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현유 KK9R 대표는 “KK9R의 법인설립인가가 2022년 6월24일에 났는데, 이전에 임의단체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었기에 세무사의 검토를 받아 위탁 비용을 직원 계좌로 원천징수 후 입금하는 방법을 제안했다”며 “이미 지난해 말에 횡령 의혹으로 경기도청 동물복지과에 감사 민원이 들어가 깨끗하게 소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세라고 주장하는데 비영리 단체는 소득세가 없다”며 “의혹이 있다면 고발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의혹을 던지면 선량한 우리는 열심히 해명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 유감”이라고 했다. 또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동물복지과 관계자는 “감사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조견의 위탁 치료 비용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을 개인 계좌로 받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했다”며 “일부 개인 계좌로 들어간 것이 있었는데 들어온 금액 전부가 동물보호활동과 구조활동 혹은 치료활동에 쓰인 것을 통장 입출금 내역을 토대로 지난해 9월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후원금이 목적에 맞게 쓰이는 데까지만 감독하게 돼 있어서, 개인 계좌로 돈을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지도했다”고 덧붙였다.

2016∼2018년 카라에서 근무하며 당시 팀장이던 이 국장의 동물 폭행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배현주 전 카라 활동가는 “이 국장은 특정 날짜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적으로 (구조 동물을) 분명하게 폭행했다”며 “전 대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축소해 그를 팀장에서 국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배 전 활동가는 “이 국장의 폭행을 가만둔 방관자이자, 폭행을 막기 위해 구조 동물들에게 먼저 위협적인 행동을 한 동조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건 이전에 용기 내지 못하고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창피함을 덜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 “카라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마녀사냥이다’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라고 하는데 고통스러운 기억을 꺼내면서까지 문제를 제기해서 얻는 게 무엇이 있겠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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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주 카라 전 활동가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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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조 등은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단체 운영비로 골드바 10돈을 385만원에 산 데 이어 올해 3월 한국금거래소에서 437만6000원을 결제했다고 밝히며 “구매 목적과 금의 소재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는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에서 골드바는 어떤 형태로 사용됐든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며 “전 대표와 이사진이 총사퇴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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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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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는 이에 “사실관계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회견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단언했다. 카라 측은 5일 노조와 공대위 측의 주장에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올라온 카라 내부망 공지에서 카라 측은 “(구성원들이) 궁금해하실 골드바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자면, 지난 조직개편에 따라 두 분이 권고사직됐다”며 “보통 권고사직될 경우 3∼6개월 급여를 위로금으로 드리는 게 관행이지만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소정의 기념할 수 있는 물품으로 골드바를 드리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글·사진=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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