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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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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안전관리 10년… “사고-테러 예방해 안전한 사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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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 화학물질안전원

경북 ‘불산 가스 누출사고’ 계기로 설립… 유해성-환경 영향 등 분석에 힘쓰고

24시간 상황실, 앱으로 사고 공유… 사고대응 정보제공 30분에서 9분으로

소방청-군인 등 대상 교육도 진행

동아일보

지난 5월 30일 열린 화학물질안전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 영상 시청과 10년의 성과 및 향후 비전을 선포했다. 화학물질안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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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시의 한 기업에서 불산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5명이 숨졌고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이 불산 가스에 노출돼 치료를 받았다. 인근 주민 1만1000여 명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했다. 화학물질 관리 미숙과 과학적 지식 부족이 불러온 참사였다.

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한 관리와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됐고 이는 화학물질안전원 설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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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과 직원이 함께하는 소통 토크쇼. 화학물질안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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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안전원(이하 안전원)은 2014년 1월에 설립된 환경부 소속의 화학안전전문기관이다. 화학물질 안전관리, 화학 사고 대응, 현장 수습, 화학 테러 예방 및 교육훈련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 오송의 안전원 본원에는 24시간 운영되는 ‘화학사고종합상황실’이 있다. 상황실에서는 소방청, 한국도로공사와 정보를 공유해 전국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고 유사시 화학 사고 경보 발령, 관련 기관 정보 공유, 주민 대피, 현장 출동 명령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선다.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화학물질 사용도 크게 늘어났다. 1998년에는 8030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됐지만 2023년엔 3만3589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도 1998년 1만3052곳에서 2023년 3만8478곳으로 늘어났다.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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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사고테러대응 휴대용 장비 시연. 화학물질안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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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원은 화학물질에 대한 각종 통계를 작성하고 관리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분석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며 취급 업체의 관리 시설도 점검한다. 화학 사고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화학물질 연구, 정밀 분석, 방제 기술 개발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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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화학 보호복 착용 시범을 보이고 있다. 화학물질안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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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사고·테러 대응 기관 및 화학물질 취급자에 대한 교육 훈련도 중요한 업무다. 2014년 설립 후 지난해까지 총 50만1055명이 안전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소방청, 경찰청, 군, 국정원, 대통령실 경호처 등이 교육 대상 기관에 포함된다.

최근에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담당하고 있던 화학물질의 등록·평가, 생활화학제품·살생물물질·살생물제품 승인 등의 업무를 이관받았다. 이로써 안전원은 기존의 화학 사고 예방·대응뿐 아니라 화학물질의 최초 등록부터 생산, 화학제품으로의 활용까지 전 주기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전문 기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화학물질 관련 업무가 일원화됨으로써 화학물질 등록 단계에서 확보한 유해성, 용도 등 물질 정보와 유해화학물질 취급 시설의 취급 공정, 취급량 등 사업장 정보를 연계해 유해화학물질을 지정하고 취급 시설을 차등화해 관리하는 등 효율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의 편의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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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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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원이 걸어온 지난 10년은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화학 사고 대응 체계 강화, 연구개발, 전문 기술 발전 등의 성과를 이룬 시간이었다.

2014년 30분에 이르던 화학 사고 대응 정보 제공 시간은 8.9분으로 줄었고 ‘화학사고 공유 앱’은 환경부, 소방, 경찰, 지자체 등 100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용자는 3000여 명에 이른다. 원인 미상의 사고 및 반복 사고에 대해선 사고 현장 3D 스캔, CFD 시뮬레이션 등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비수용성 유해가스 확산 차단을 위한 ‘에어커튼 방재시스템’과 배관 누출 사고 저감을 위한 신소재 혼합 개스킷도 개발해 실용화단계에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2년, 2023년 책임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2년 연속 S등급을 받았다.

지난 5월 30일 안전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안전원의 지난 10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화학안전기술 선도 기관, 화학안전거버넌스 선도 기관, 녹색화학시장 선도 기관, 화학안전교육·훈련 선도 기관 등 안전원의 미래 10년 비전이 선포됐다.

안전원은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화학물질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과 전국적인 화학 안전 기반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최고의 화학안전전문기관으로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화학안전전문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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