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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6억으론 전세도 못 구해요"…높아진 서울 '국평' 문턱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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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이른바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 전세 계약 중 절반 이상이 보증금 6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 정보제고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서울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는 1만448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48.9%(7088건)가 전세보증금 6억원 미만의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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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한 부동산에 아파트 전세 물건이 붙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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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11년에는 서울 84㎡ 아파트의 6억원 미만 전세 비중은 99.2%에 달했다. 2016년에는 89.8%로, 처음 90% 아래로 떨어진 뒤 꾸준히 하락했고 2020년 73.1%에서 2021년 54.8%로 급감했다. 당시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신고제)이 본격 시행되면서 한꺼번에 전셋값이 올라간 영향이 컸다.

지난해에는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와 부동산 침체 여파가 맞물리며 60.1%로 소폭 늘었지만, 다시 전세 품귀가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6억원 미만 전세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5월22일(0.01%) 조사 때부터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일(0.10%) 조사까지 5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당초 기대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늦춰지면서 주택 매매시장에서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매시장의 관망세가 장기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이 계속 전세시장에 머무는 와중에 건설 경기 침체로 신규 주택 공급은 줄고 있다. 특히 경기·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서울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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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강남의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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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등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도 아파트 전세 매물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아파트 전세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전용면적 84㎡의 6억 미만 거래 비중이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평형은 물론, 소형 아파트도 서울에서는 6억원 미만 전세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4월 서울 59㎡ 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은 1만1400건으로, 이 중 76.6%(8728건)가 6억원 미만 거래였다. 역시 역대 최저 비중이다.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거래량은 2321건(20.4%)이었으며,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 347건(3.0%), 15억원 이상 4건(0.04%)으로 집계됐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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