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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스타들의 잇따른 사건·사고

“故 최진실, 밀양 성폭행 피해 여중생 도왔다”…애틋했던 선행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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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사건·최씨 손배소 동시 변론
강지원 변호사 인터뷰 통해 알려져


매일경제

배우 고(故) 최진실 [사진 = 연합뉴스]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폭로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잇따르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시 배우 고(故) 최진실씨가 피해 여중생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준 사실이 재조명 받고 있다.

6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4년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최진실’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글은 과거 최씨가 광고 모델을 맡았던 건설사로부터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을 때 변호를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에 관한 것이다.

당시 강지원 변호사는 최씨의 피소 사건과 함께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A양의 법률대리도 무료로 맡고 있었다. 무료 변론을 놓고 일각에서 최씨 무료 변호를 두고 ‘유명 연예인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고, 강 변호사는 결국 최씨에게 수임료를 받기로 했다.

다만, 최씨에게 받은 수임료를 A양을 돕기 위한 기부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강 변호사는 2016년 6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밀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난리가 났다. 일단 A양을 피신시켜야 된다고 생각해 어머니와 딸 둘을 서울로 이주시켰다”며 “피해자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교육청에 항의한 끝에 한 고등학교로 전학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이어 “그때 A양 가족은 살림살이 없이 도망 나온 상황이라 먹고살 수가 없었다”면서 “그때 최진실씨에게 내게 줄 수임료 대신 1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해서 그중 500만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보내고 나머지는 A양 어머니에게 보냈다. 최진실씨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2004년 언론 인터뷰에서 강 변호사는 “최진실은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들과 비슷한 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중생 성폭력 피해자들도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는데 최진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이혼까지 하는 고통을 겪은 데다 이번 소송으로 또 다시 피해자가 됐다는 취지였다.

당시 최씨는 모델 계약 중이던 건설사로부터 “최진실과 아파트 분양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광고를 제작했지만 (남편의) 폭행 사건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생활 관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돼 큰 손해를 봤다”며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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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맨 오른쪽)과 강지원 변호사(맨 왼쪽)가 2004년 12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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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변호사는 “이는 개인 대 개인의 소송이 아닌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반여성적인 사회적 편견을 배경으로 한 사건이기 때문에 무료 변론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가정폭력이나 이혼은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 위기에 처한 약자를 돕는 차원에서 반여성적 소송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밀양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그러나 기소된 10명 역시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치면서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

당시 피해자 아버지는 가해자들에게 받은 합의금 5000만원을 친척들과 나눠 가졌으나 정작 피해자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피해자는 끝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당시 충격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굴곡진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해졌다. 자신을 도왔던 강지원 변호사와도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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