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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사설] 열에 일곱 명 ‘학원 뺑뺑이’… 아이가 못 웃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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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지난해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 아동의 70%가량이 영어·수학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입시 안내판.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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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이답게 놀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내놓은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9~17세 아동의 70%가량이 영어·수학 사교육을 받았다. ‘방과후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응답(42.9%)은 절반에 가까웠지만 실제 그런 현실을 누리는 아이(18.6%)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이들의 희망과 현실의 괴리는 5년 전 조사 때보다 더 커졌다. 10명 중 7명이 ‘사교육 뺑뺑이’를 돌고 있는 아이들은 신체활동이 줄어든 만큼 비만율도 2018년 3.4%에서 올해 14.3%로 급증했다. 우울감을 경험했거나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 있다는 정신건강 고위험군도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폭력 등 범죄 연령도 점점 낮아진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검거자(1만 5438명) 중 초등학생 비율이 11%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전체 범죄소년은 6만 6642명인데 이 가운데 만 14세 미만이어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촉법소년이 1만 9654명이다. 전체 범죄소년은 전년보다 8.9% 늘었는데 촉법소년은 19.6%나 늘어났다. 촉법소년 제도의 취지가 악용되는 것 아닌지 그마저 우려스러울 정도다.

또래집단에서 잘 어울리고 적응할 수 있는 아이야말로 그 자체로 미래 사회의 자산이다. 소아 비만의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니 급증하는 소아 비만은 잠재적 사회비용을 유발하는 사회병리로 볼 수도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4월 초중학교 신체활동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변경안을 의결했다. 초등학교 1~2학년의 체육 과목을 신설하고 중학교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늘리는 방안이다. 교육부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시설 확충, 교사 지원 등을 서둘러야 한다. 촉법소년 연령의 하향 논의와 세밀한 교화책 마련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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