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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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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대기업,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대기발령…“재직중인 것 맞고 법적절차 따라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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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따라 조치 취할 예정”

세계일보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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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다시 화제를 모으며 시민 공분을 사는 가운데, 한 유튜브 채널이 가해자로 지목된 세 번째 남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해당 남성은 다니던 대기업에서 임시 발령 조치를 받았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유튜브 채널은 '밀양 세 번째 공개 가해자 ○○○ 호의호식하며 잘살고 있었네?'라는 제목을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A씨 이름과 얼굴, 출신 학교, 직장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이 SNS 등을 타고 번지자 그가 다니는 대기업은 A씨를 임시 발령 조치했다.

해당 기업 측은 "A씨가 재직 중인 것이 맞다"면서 "현재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해 임시 발령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중이며 사실관계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는 다른 두 명의 가해자 신상을 먼저 공개했다. 공개된 두 명의 가해자 중 한명이 근무했던 곳으로 알려진 경북 청도의 한 식당은 식당을 철거하면서 사과문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을 철거하는 장면과 식당 앞에 내걸린 사과문 사진 등이 올라왔다. 사과문에는 "먼저 잘못된 직원(○○○군은 저희 조카가 맞습니다) 채용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무허가 건물에서 영업한 부분에 대해서도 죄송하게 생각하며 법적인 조치에 따르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도 직장에서 해고 조처됐다. 해당 남성은 사건 후 개명하고 수입차 딜러사의 전시장에서 근무해왔고, 이 회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B씨를 해고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정보 확산, 피해자 등 2차 가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런 '응징'이 호응을 얻는 것은 처벌이 국민 법 감정에 못 미치기 때문인 만큼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적 제재는 여론의 분노를 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SNS 등을 통해 피의자 사진 및 이름 등 신상 공개가 이뤄지는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

최근 군기 훈련을 받다 사망한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중대장, 교제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의대생의 신상도 해당 범죄가 알려진 후 '디지털 교도소' 등 채널과 유튜브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런 행위들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위법 소지가 있음에도 여전히 여론의 호응을 얻는 현상엔 사법적 판단에 대한 불신과 개인의 정보 습득 욕구를 충족시키는 온라인 환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피의자 신상 공개 기준 및 범위, 처벌 수위가 국민 법 감정과 여전히 괴리가 있는 점도 사법 제재가 활성화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장 이번에 논란이 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경우에도 형법이 아닌 소년법을 적용해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형사 처벌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사적 제재의 주 근거로 작용했다.

다만 이런 사적 제재는 잘못된 정보 유포, 피해자 신상 등 2차 가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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