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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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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세계 사망 원인 3위’ 만성 폐쇄성 폐 질환…한의학에서 치료 해답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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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D 한의학적 치료

중앙일보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한방 복합요법을 통해 청폐, 면역력 증진, 심폐 기능 강화 단계로 COPD를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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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은 치료가 까다로운 고약한 질환이다. 여전히 이름은 생소하지만, 세계 사망 원인 3위에 꼽힐 정도로 악명 높다. 문제는 아직 현대 의학으론 완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이 괴로운 환자들은 종종 한의학에서 치료의 해답을 찾곤 한다. 45년간 COPD를 연구해 온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COPD를 적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부정맥·협심증·심근경색증 등 심장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며 “호흡기 면역력을 끌어올려 심폐 기능을 강화해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D는 대표적인 난치성 호흡기 질환으로 꼽힌다. 숨길이 좁아지고 폐 기능이 서서히 악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담배 연기,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이 폐에 쌓여 발병한다. 기관지 점막이나 허파꽈리(폐포)가 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면서 만성 염증으로 손상돼 호흡이 어려워진다. COPD 환자는 주요 증상으로 호흡곤란, 기침, 가래, 가슴 압박감, 전신 무기력증을 호소한다. 기침 후엔 가슴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기도 하며, 가벼운 신체 활동도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폐포가 탄력을 잃고 늘어지면서 나타난 증상이다.



한의학에선 체질 개선해 재발 예방



한 번 망가진 폐는 원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특히 COPD는 시간과 증상 악화가 누적된 질환이다. 환자는 처음엔 자각하지 못하다가 조금씩 폐 기능을 잃어간다. 증상 개선이 힘들뿐더러 재발도 잦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급성으로 악화하면 환자 절반의 평균 수명이 3.3년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이다. 환자 4명 중 3명의 평균 수명도 7.7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COPD를 조기 발견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질환을 확인했다면 적절한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 한의학에선 폐·심장 기능을 보완해 신체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COPD를 치료한다. 체질을 개선해 증상 재발을 막는 것이 목표다. 특히 김 원장은 자체 개발한 ‘한방 약물 칵테일 복합요법’으로 근본적인 신체 회복을 이끈다. 김 원장은 “복합요법을 시행할 경우 빠르면 3~4개월, 길면 1년 안에 COPD 증상이 완화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OPD 복합요법의 첫 단계는 호흡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청폐(淸肺)다.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을 제거해 숨길을 열어주는 과정이다. 호흡의 통로가 원활해지면 기침·가래 등 COPD 증상이 잦아든다. 김 원장은 “호흡기 증상이 지속하면 폐 기능이 더 빨리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염증을 제거하면서 증상을 가라앉혀야 일상생활이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면역력 증강이다. 증상이 가라앉았다면 손상된 기관지와 폐포의 재생을 유도해야 한다. 이 단계에선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하고 병든 폐포를 새로운 폐포로 대체하는 과정을 거친다. 청폐와 면역력 증강을 위해 처방하는 한약은 ‘김씨녹용영동탕’이다. 기존 소청룡탕에 녹용·녹각교·신이화 등 35가지 한약재를 배합했다. 김 원장은 “김씨녹용영동탕에 담긴 약재는 기관지와 폐 면역력을 높이는 데 깊이 관여한다”며 “폐포 재생 속도를 높여 거칠고 딱딱해진 폐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심폐 기능 동시에 끌어올려야 효과



마지막은 심폐 기능 강화다. 한의학에선 폐와 심장을 형제 장기로 본다. 폐가 나빠지면 심장 기능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폐에서 산소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심장으로 가는 산소량이 부족해진다. 김 원장이 COPD 치료에서 심장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심폐 기능을 높이기 위한 처방은 ‘김씨공심단’이다. 공진단과 우황청심원에 사향·침향 등 심장과 심혈관을 강화하는 한약재를 더해 처방을 완성했다. 김씨공심단의 개인 맞춤형 처방인 ‘K-심폐단’도 있다. 김 원장에 따르면 K-심폐단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강심(强心) 효과가 뛰어나다. 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고려한 맞춤 처방이 이뤄지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치료 사례도 눈에 띈다.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59세 여성 K씨는 COPD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평소에도 기침과 호흡곤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근무 중 갑작스러운 호흡 발작으로 응급실에 여러 번 실려 간 경험도 있다. 점차 증상 관리가 어려워진 K씨는 마지막 단계로 한방 복합요법 치료를 시작했다. 1년간 복합요법 치료와 호흡기 재활치료를 병행한 결과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치료 전 78%로 낮았던 K씨의 혈액산소 포화도(SpO2)는 치료 후 1년 만에 98%(정상 범위 95% 이상)로 개선됐다.

한방 복합요법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다. 앞서 김 원장은 수차례 국제학회에서 복합요법을 통한 COPD 치료 증례와 한의학적 가치를 발표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 국내 한의사 최초로 COPD 한방 복합요법 강의를 진행해 이목을 끌었다. 또한 김 원장은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일본 오사카 컨벤션센터에서 복합약물을 사용해 COPD 환자의 완치를 도운 임상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한의학과 복합약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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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 홍보 포스터.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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